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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루크의 삶이 투영된 리얼리티, '더 레슬러'

My Text/Cine

by 아나키안 2009. 3. 9.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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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슬러(The Wrestler), 2008.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출연: 미키 루크(랜디 더 램 로빈슨), 마리사 토메이(캐시디), 에반 레이첼 우드(스테파니 로빈슨)


'와일드 오키드'에서 섹시 심벌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준 미키 루크가 망가진 노땅 프로레슬러의 모습으로 스크린에 다시 나타날 줄이야!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에 의한, 1980년대 유래없는 大호황에 힘입은 듯 강력한 비트(Beat)와 샤우팅이 파도치는 LA메탈은 당시 미국 대중음악史에 획을 긋는 트렌드였다. 마초적이면서도 똘끼 넘치는 건즈 앤 로지스, 머틀리 크루 등은 산자유주의 깃발아래 잘나가던 미국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액슬 로즈, 니키 식스는 열받을 수도 있겠지만 상업적이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는 억울함.


REM, Nirvana, Pearl Jam 등의 1990년대 얼터너티브는 화려하지만 왠지 낭비스럽기도 했던 80년대 메탈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우울하기 이를 데 없다. 영화 '더 레슬러'의 주인공 미키 루키(랜더 램 役)가 등장할 때마다 멍 때리고 앉아있는 관객의 고막을 두들겨 패는 Metal 파동은 미국의 화려함 뒤에 남겨진 씁쓸한 심정과 절망적 현실을 비꼬는 상징처럼 느껴진다.


'더 레슬러'는 80년대 '록키'나 여타 스포츠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와신상담, 권토중래의 희망적 메시지는 존재치 않는다. 다만 백그라운드에 흘러 넘치는 Guns N' Roses, Quiet Riot, Cinderella, Firehouse, Ratt, Slaughter, Scorpions 등의 낯설지 않은 음악만이 80년대의 아련함을 떠오르게 한다.


기력이 쇠한 '랜디'의 꼬락서니는 잔인한 현실이라는 지랄같은 비포장 길을 아둥바둥 기어가는 녹슬고 찌그러진 똥차같다. 링 위에서의 거칠고 무자비한 파이터의 모습과 링 밖에서의 초라한 홀애비의 모습은 상반된 시츄에이션이다.


스크린 속의 랜디는 헐리우드 스타로서 탄탄대로를 거부하고 파워 넘치는 복싱을 생업으로 선택했던, 현실에서 죽살이 치는 미키루크의 자화상과 다름없다. 복싱 생활에서 얻은 상처들과 성형수술의 부작용, 약물중독자 마누라, 폭력 전과자라는 낙인...'더 레슬러'는 미키루크의 삶이 투영된 '리얼리티'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레슬링을 한다면 죽을 거라는 의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버럼받고 잔혹한 세상으로부터 잊혀진 그가 유일하게 돌아갈 곳은 결국 피튀기는 링이다. 랜디의 말마따나 그에게 참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주는 곳은 피튀기고 뼈가 부서지는 링이 아니라 링 밖의 세상이었다.


미키 루크의 오랜 친구이자 주제곡 'The Wrestler'를 부른 브루스 스프링스턴의 서정적인 멜로디는 엔딩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설 수 없게 만들 것이다.


△인상깊은 대사


"당신,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예수님이랑 머리가 같아요. 본 적 없어요? 두 시간이 넘게 (그를) 죽도록 패죠. 그래도 참아내요.
"진짜 사나이구먼"

"80년대 락음악이 최고였지"
"당연하죠"
...
"근데 커트코베인 자식이 다 망쳐놨어, 인생을 즐기는게 뭐가 잘못이라고"
"90년대는 우울해"
"완전 엿같아"

"내가 다치는 곳은 밖의 세상이야. 밖의 세상은 나에게 관심이 없어"

"저 소리 들려? 저곳(링)이 내가 속한 세상이야"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이 나는 끝났고 패배자이며, 더이상 못할거라 하지만 알고 있나요? 나에게 '끝' 이라고 말해 줄 사람은 여러분들입니다. 왜냐면 당신들은 내 가족이니까요...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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