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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수호지, 고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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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키안 2008.07.2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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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전20권>, 고우영, 자음과모음, 2007.


故고우영 화백의 영원한 미완성 작품, 전체 20권은 원본 스토리 전체분량의 1/3에 해당한다. 20권은 간신 '고구'의 조카인 도사 '고렴'의 횡포로 시황족의 후예인 '시진'이 옥에 갇히자 양산박 두령들이 '고렴'을 처단하고 양산박(梁山泊)으로 돌아오는 것에서 끝난다.


고우영 작품의 특징은 날렵하고 간결한 붓터치와 캐릭터에 대한 탁월한 재현, 작가가 창조한 기상천외한 시각적 애드립이다. 탐관오리의 싸가지 없는 행태에 대한 만화가의 호된 비판이 삽입되거나, 말 타고 달리는 장면에서 느닷없이 사이카를 타고 질주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시대배경은 변해도 인간들이 처한 본질적인 욕망과 한계는 시대를 초월하여 영원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만화 수호지에 고우영이 있다면 소설에 이문열과 김홍신이 있다. 무협의 박진감은 이문열 작품이 더 쏠쏠하고, 표현의 정밀함은 김홍신 작품이 더 탁월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시내암의 수호지는 중국의 4대 기서(삼국지연의, 수호지, 서유기, 금병매)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물론이고 그 문학적 가치도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금병매의 스토리는 수호지의 일부 내용을 확대한 것이다.


삼국지가 천하통일을 위한 제도권 영웅들의 권력쟁탈전이라면 수호지는 중심에서 일탈한 아웃사이더들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이 존재한다. 삼국지에서 민중은 영웅호걸들이 야망을 달성하기 위한 객체에 불과하나 수호지에선 민중이 곧 영웅으로 등장하는 주체세력이다.


삼국지에서 민중은 시혜(施惠)의 대상이나 수호지에서 민중은 권력자들에 대항해 상호부조(mutual aid)하는 자립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물론 수호지에서는 제도권으로 들어가기 위한 일부 호걸들의 출세욕이 숨김없이 드러나기도 한다. 하지만 수호지는 권력의 본질적 속성도 숨김없이 보여준다.


풍부한 상상력과 도가(道家)적 낭만, 삼국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다양한 캐릭터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이 숨김없이 표출됐다는 것이 수호지만의 매력인 듯하다.


고우영 수호지 1 - 10점
고우영 지음/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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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 프로필 사진
    2009.07.25 04:21
    안녕하세요. 저는 다음에서 웹툰 [이스크라] http://cartoon.media.daum.net/series/iskra/index.html?cartoonId=1933amp;type=g 의 팬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스크라가 수호지를 바탕으로 하는 만화라서 관련 자료를 찾다가 님의 수호지 리뷰한 글이 좋아서 카페에서 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는데, 가능하련지요?
    http://cafe.daum.net/iskra108 가입해서 직접 올려주신다면 더욱더 바랄 것이 없구요 ^^; 그럼 답장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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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7.26 21:19
    그러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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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7.27 00:37
    http://cafe.daum.net/iskra108 의 수호지 카테고리로 퍼 갔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