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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세계'에서 엿본 신자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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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키안 2008.01.2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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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세계(It's a Free World)
-감독: Ken Loach
-각본: Paul Laverty
-주연: Kierston Wareing
-제64회 베니스영화제 각본상(2007)



좌파성향의 감독으로 유명한 켄 로치의 작품.

졸지에 실업자가 된 33세 여성이(배역: 앤지 Kierston Wareing) 룸메이트와(배역: 로즈 Juliet Ellis) 함께 이주노동자들을 모집해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는 인력중개업을 시작한다. 영국으로 몰려온 이주자들을 이용한 비합법적, 착취적 행태를 피착취자의 입장이 아닌 착취자의 시점(視點)에서 영화는 전개된다.

영화제목 '자유로운 세계'는 오직 그들만을 위한 세계이다. 상징적 관점에서 이 영화는 자본주의 착취가 벌어지는 모든 공간에 적용될 수 있다. 한국도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신자유주의 세계의 모든 국가에 이같은 부조리한 경제 현상이 일어난다.

미국 증시와 달러 환율은 세계 모든 국가에 동시 영향을 준다. 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통화정책이다. FRB(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통화정책과 금리정책은 수십억 세계인의 생명줄을 좌우한다. 표면적으론 미연방정부가 주체인 것처럼 보이나 배후엔 거대한 막부 시스템이 웅크리고 있다. 바로 자본가들이다. 자본가들의 막부 정치경제 시스템, 그것이 신자유주의의 핵심이다. 국제 자본가들은 미국이 더이상 필요없는 숙주로 판단됐을 땐 또다른 숙주로 이동할 것이다. 울창한 숲을 싹쓸이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메뚜기떼처럼.

갈수록 불법체류자와 합법적 체류자의 경계는 무너질 것이다. 타자와 우리의 경계도 없어질 것이다. 모두 불법체류자, 타자, 비정규 노동자가 되진 않겠지만 노동조건은 갈수록 험악해지고 하류계층(Underclass)은 점점 더 늘어나고, 소수 자본가들의 돈주머니는 기하급수적으로 비대해질 것이다. 신자유주의 패러다임의 극한상황은 어디까지 지속돼야 그 끝이 보일까? 아마도 이제 시작일 지도 모른다.

대다수 사람들은 살얼음판을 걸어야 하는 숙명을 지닌 노동자들이다. 재수없으면 빙판이 깨져 차디찬 강물에 빠져 익사한다. 그나마 좀 나은 노동자는 구명조끼를 입은 자도 있겠지. 그래봤자 서서히 얼어죽을 운명을 피할 수 없다. 시간 차이만 있을 뿐. 우리의 경제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개척정신이 아니다. 경제 시스템의 거대한 강물을 빙판으로 얼릴 수도 있고 깨트릴 수도 있고, 서서히 녹도록 유도할 수도 있는 신과 같은 존재들이 저 위에서 즐감하고 있다.

인상깊은 장면:

캐롤: 난 사람이야 하인이 아니라구.
앤지: 잠깐 그건 그렇고 네게 줄게 있어. 괜찮지? 받아. 그간 도와줘서 고마워. 네가 정말 큰 도움이 됐어. 알지? 네가 통역을 다 해줬잖아.
캐롤: 돈이야?
앤지: 응
캐롤: 이런 속담 알아? '호의의 보답은 받지 말고 다시 건네라'
앤지: 아버지랑 똑같은 말을 하네. 한번 만나보는게 좋겠다. 받아둬.
캐롤: 가져가. 돈이 전부가 아니야. 오늘 폴란드식 저녁을 만들어줄까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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