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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작은 민주주의를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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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키안 2008.01.0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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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비평 편집위원회 엮음, <더 작은 민주주의를 상상한다>, 당대비평, 2007.


87년 이후의 한국의 민주주의를 논한다.


87체제에 대한 심도깊은 성찰을 보여준다. 제헌의회그룹(CA)으로서 '민민투(민족민주투쟁위원회)' 소속이었던 박종철이 꿈꾸었던 민주주의(민중공화국 수립)는 이른바 386세대들이 집권한 작금의 민주화와는 거리가 멀 것이라는 김성태(문화비평가)의 글은 인상깊다.


87년 이후로 한국은 정치적 민주화라는 구색은 갖췄지만 경제·사회적 민주화는 아직도 한참 멀었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인듯 하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비정규직, 고용없는 성장, 정치가 국가경제를 제어할 수 없도록 만들어버린 신자유주의라는 악마와도 같은 괴물의 등장, 노동세력의 분열, 시민사회의 구태의연함과 변질, 귀족·권력화 돼버린 여성운동과 환경운동...한마디로 한국의 좌우 세력 모두 인민 또는 대다수 시민이 처한 가혹한 현실에서 면책될 수 없다.


탈포디즘을 합리적으로 수용하지 못한 한국은 숙련노동자들이 설자리를 잃었고, 중산층은 이미 붕괴되어 도시 하층세력으로 전락하기 직전이며, 중소기업은 재벌들의 악질적인 하도급 관행으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우석훈(성공회대) 교수는 결국 한국이 소제국주의, 파시즘으로 퇴행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한다. 중도 좌우세력이 희망적인 비전과 정책을 보이지 못할 때 사회침전계층(Underclass)에게 유일한 희망은 급격한 좌경화이거나 우경화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현재 파시즘의 전야(前夜)를 맞이하고 있는듯 하다.


또한 불행하게도 김우창(고려대) 교수의 작은 단위의 공동체(동네) 형성, 최장집 교수의 자기 터전 마련, 일상에서의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해법을 그 누구도 제시하지 못한다.


신자유주의라는 분홍신발을 신은채 멈추지 않은 약탈·자학(自虐) 경제의 춤을 추는 위험한 곡예가 언제까지 펼쳐질 지는 아무도 모른다.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자살폭탄차량과 같은 한국의 위험한 드라이브를 누가 멈출 것인가?


★인상깊은 구절:


한 번 실직을 경험하면 임시·계약직으로 떨어질 확률이 높아지고, 따라서 다시 실업자 신세에 빠질 가능성도 커진다. 노동 생애 내내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며 '비정규직 함정'에 빠져든 노동빈곤층의 저수지가 형성되고, 이들은 사회침전계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실업공포와 비정규직 공포가 노동자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본문268페이지)


그동안의 노동운동은 기형적이었고, 새로운 흐름을 만들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던 환경운동은 이제 '왕당파'들의 권력놀이의 다툼만 보여줄 뿐 아무것도 아니다. 생태운동은 다를까? 신비주의에 쌓여 객관적 변화를 보지 않으려고 했던 것은 이들도 마찬가지이고, 이미 상층부가 권력화 되어버린 여성운동의 경우도 이러한 흐름에서 크게 자유롭지 않을 것 같다. (337페이지)


더 작은 민주주의를 상상한다 - 10점
당대비평 편집위원회 엮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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