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낭만적인 무법자 해적

My Text/Book

by 아나키안 2007. 7. 3. 17:54

본문


<낭만적인 무법자 해적/Under The Black Flag>, 데이비드 고딩리/김혜영 역, 루비박스, 2007

바다를 어슬렁 거리며 각종 불법(!)행위로 무위도식하는 뱃놈들을 가리켜 해적(Pirate)이라 부른다.

해적들의 삶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그들의 무정부적 속성-모든 법과 규칙으로부터 자유로운-생활 패턴때문일 것이다. 비가 내리는 회색 지대를 떠나 태양을 따라가는 해적의 모습을 상상하면 나름대로의 문학적 모티브가 발생한다.

해적이 되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그 존재가 결점 투성이에 온갖 세상풍파에 상처입은 영혼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잔인하고 광폭하고 주정뱅이에 피도 눈물도 없는 악한이지만 그러한 악덕함이 해적들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배리의 <피터팬>에 등장하는 후크선장, 스티븐스 <보물섬>에 나오는 실버선장 등은 실제 해적들과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문학작품과 영화, 연극에 등장하는 해적들의 삶보다 17~18세기에 대양의 무법자로 바다를 누볐던 실제 해적들의 삶이 더 극적이었다고 말한다.

해적들의 소굴 '토르투가', 처절하고 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블랙비어드' 선장, 보물섬의 실존 '키드' 선장, 날렵한 '로열 포춘호'를 타고 해군들을 골탕먹인 '바돌로뮤 로버츠' 선장, 수백척의 함대를 거느린 여자 해적 '쳉' 등의 신화같은 해적사는 '잭 스패로우(케리비안 해적)'와는 비교할 수 없는 스케일과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의외로 해적들은 민주적 집단이었다. 선원들은 행선지나 선장을 다수결로 결정했다. 선장은 막강한 권력을 가졌지만 전투 때만 인정됐다. 해적들은 권리와 의무도 있었다. 모두에게 투표권이 있었다. 전리품을 동일하게 나눴다. 만약 1파운드라도 횡령하면 총 한 자루와 물 한 병만 주고 무인도에 내려야 했다.

규칙도 엄격했다. 도박은 금지였고 모든 불은 오후 8시에 꺼야 했다. 무기는 항상 사용 가능해야 했다. 소년이나 여자의 승선은 허락되지 않았다. 여성을 데려온 이가 발견되면 사형에 처해졌다. 갑판 위에서는 어느 누구도 때려서는 안 되며 다툼은 해안에서 칼과 권총으로 끝냈다. 임무수행 중 다치면 그에 맞는 배당금을 공공재산에서 먼저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행태는 전투중 부상당한 군인은 버림을 받거나 무인도에서 굶어죽어야만 했던 당시 영국 해군의 작태와는 상반된다.

교수대 앞에서도 회개치 않은채 온갖 욕설과 막말을 일삼으며 회개자로서의 죽음을 거부한 똘아이 해적들을 일상 속에서 좀비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은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문명과 동떨어져 금빛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는 해안에서 수평선을 바라보는 고독하고 잔혹한 해적을 꿈꾼다.

★인상깊은 구절

"죄를 뉘우치는 대신 세상에서 가장 큰 슬픔을 가진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을 가장 악랄한 사람들 가운데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p.339)


낭만적인 무법자 해적 - 10점
데이비드 코딩리 지음, 김혜영 옮김/루비박스


'My Text >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글 바로쓰기  (0) 2007.08.28
게으름에 대한 찬양  (0) 2007.08.04
낭만적인 무법자 해적  (0) 2007.07.03
소수성의 정치학  (0) 2007.07.01
지구에서 인간으로 유쾌하게 사는 법  (0) 2007.06.18
지문사냥꾼  (0) 2007.06.13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