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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주의는 침략주의다, 천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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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키안 2006.05.07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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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규석, 『유목주의는 침략주의다』, 실천문학사, 2006.


이른바 스스로 진보, 개혁적 성향을 지녔다는 이들이라면 대체로 영웅으로 대접하는 고은, 김지하, 박원순, 김근태, 유홍준 등 유명인사들을 매섭게 비판하는 저자의 텍스트를 읽는 순간 왜 이리 시원한지...


농사꾼 철학자로 통하는 천규석의 텍스트는 화려한 무늬로 장식하지는않았지만 그어떤 칼보다 예리한 비수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향후 대세는 최첨단 21세기형 유목주의라는 문화적 코드가 부상함에 따라 재고(再考)되고 있는 칭기스칸과 유목 문화에 대한 냉철한 비판은 강자 이데올로기에 무의식적으로 세뇌당한 한국인들에게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가타리/들뢰즈의 주장과는 달리 유목주의는 국가성립을 제지했다기보다 오히려 촉발시켰을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세계 지배체제인 시장 제국주의를 합리화하는 이데올로기로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거대 자본의 손아귀에 그 모든 경제구조가 잠식당하는 신자유주의 체제의 대안은 국가(정부)의 몸을 부풀리는 복지지상의 국가주의도 형식적인 지방분권도 아닌 모든 삶을 지역 코뮨화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마르크스주의도 제3의 길의 수정주의도 복지주의도 아닌 제도적 권력을 배제한 주민자치, 직접민주주의, 경제적 자급자족을 목적으로 하는 아나키즘(Anarcho-communism)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인상깊은 구절


시장과 국가는 어차피 민중 수탈의 쌍두마차다. (8페이지)


시장뿐만 아니라 세금과 국가도 작아져야 하고 궁극에는 없어져야 할 대상일 뿐이다. (8페이지)


애완견은 인간중심적으로 품종을 개량했다기 보다 인간들이 집에서 가지고 놀기 좋도록 품종을 왜곡-파괴했다고 할 수 있다. (25페이지)


우리가 어쩌다 하는 개고기 식용보다 더 잔인하고 지속적 폭력인 구미의 육식체제도 동시에 반대할 때 그 정당성과 함께 설득력도 높아질 것이다. (36페이지)


세상이 제아무리 뒤집어지고 변해도, 그 뒤집고 변화시키는 자도 힘센자, 능력있는 자, 요컨대 기득권자들이라는 사실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70페이지)


1990년대 등장한 이 땅의 시민단체들은 같은 시기에 본격적으로 상륙한 신자유주의 세계 시장 제국주의 체제에 편입된 정권과 사실상 공존을 넘어 밀월관계 속에 있다. (71페이지)


요즘의 언론이 제정신 가지고 지조를 제대로 지키자면 차라리 폐간하는 것 말고는 달리 길이 없을 것이다. (165페이지)


세상에 돈과 권력이 있는 한 기술과학은 물론 철학도 가진 자에게는 무기로 쓰이고 약자에게는 흉기가 되고 만다. (167페이지)


설사 혁명적 영웅이라고 하더라도 영웅이란 끝내는 지배자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 (167페이지)


이 지구상에 존재했던 모든 국가의 역사는 서로 제 것이라고 우기고 쟁탈한 만큼 자랑스런 유산이 결코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반드시 청산극복해야 할 빚의 역사, 음산한 살기로 얼룩진 피의 역사였다. (274페이지)


유목주의는 침략주의다 - 8점
천규석 지음/실천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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