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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색풍경

My Text/Book

by 아나키안 2006. 4. 6.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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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 『색색풍경』, 랜덤하우스중앙, 2005.


시(詩), 서(書), 화(畵)가 어우려진 현대적 감각의 동양화(?)라고 해야하나? '자아', '사물의 본질, '삶의 목적' 등이 최소화된 표현으로 극대화된 느낌으로 다가올 때 그것이 예술이 되는 것이라는 작가의 예술론이 응축되어 있는듯 하다. 


한마디로 대교약졸(大巧若拙)의 禪적 '화두'가 지면 가득히 색색이(!) 박혀있다. 색(色)과 형(形)으로 정치시키는 작업을 회화라고 할 때 이인의 색(色)은 인상파처럼 지극히 원초적이면서도 속(俗)돼 보이진 않으며 그 형(形)은 단순하면서도 기표와 기의가 분리되지 않고 상호 조응되어 균형미를 이룬다. 


작가의 선명하면서도 몽롱한 색채 표현은 마치 무의식 속에 내재된 자연 회귀적 본능을 자극하며 그의 텍스트는 불특정 다수인 독자(또는 관람객)에게 선문답을 요구하는, 즉 상호의사소통의 매개수단이 된다. 


동서양의 기법을 넘나드는 작가의 색(色)도 감동적이지만 범인(凡人)은 쉽게 표현할 수 없는 작가의 압축된 시적 표현(상징어)에 한번 더 감동을 받게 되는 이른바 담백하면도 진한 맛이 우려나오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적 그림/산문집인 것 같다.


★인상깊은 구절:


하늘 천(天)은 기(氣)를 말한다.
긴 장(長)은 공간을 의미한다.
땅 지(地)는 혈(血)을 말한다.
오랠 구(久)는 시간을 의미한다.
불변은 없다. 지속만이 있다. (24페이지)


땅을 딛고 있는 발은 현실,
하늘을 쳐다보는 머리는 이상,
가운데 달려 있는 저 고깃덩어리는 본능. (35페이지)


색은 색을 그리며, 지우며, 그래서 비우며, 그래서 한편의 詩가 된다. (81페이지)


색색풍경 - 8점
이인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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