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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신,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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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키안 2006.03.2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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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커니/이지영 역, 『이방인, 신, 괴물-타자성 개념에 대한 도전적 고찰』, 개마고원, 2004.


세계의 모든 것에 친숙한 자는 강한 자이고 세계 모든 것에 낯설어하는 자는 자유로운 자라는 어느 대문호의 명언이 떠오른다. 


문제는 그러한 낯설음을 어떠한 자세와 방법으로 대하는 가에 따라 자아와 타자의 존재성은 결정된다는 것이다.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거쳐 이른바 포스트 모던의 해체주의, 다원주의 코드로 넘어오면서 현대 철학의 타자성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레비나스, 하이데거, 들뢰즈, 라캉, 프로이트, 데리다, 지젝, 푸코, 파스칼, 니체 등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구 철학의 중추적 멤버들을 모조리 소환하여 이방인, 즉 타자성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내는 저자의 무궁무진하고 현란한 지적 유희에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이다.


고대와 중세에는 타자에 대한 공포와 낯설음이 괴물, 에이리언, 이교도, 야만인으로 인식되거나 스스로 각인시키는 자기 최면을 시도했으며 현대에 와서는 이러한 타자 배제의 논리가 악의 축으로 확장되어 전쟁, 테러, 문명의 충돌까지 이어지고 있다. 


요컨대, 이 책은 타자성의 관점에서 우리들 자신을 발견하려는 재탐구의 시도이다. 낯선 이방인에 대하여 느끼게 되는 무의식적 두려움들을 타인에게 투사하는데, 이는 우리 자신을 동요시키는 이질성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한다는 것을 인정하기보다는 온갖 종류의 회피전략을 고안함으로써 우리는 우리 자신이 타자라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게 된다. 이방인의 눈에는 우리가 이방인이며 에이리언의 입장에서 우리가 에이리언이라는 다원적 시각이 용인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존재의 닫힘은 절대주의의 덫으로 빠질 소지가 있다. 또한 이것이 종교와 문명으로 확장되면 전쟁과 온갖 편견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우리 자신과 타자 안에 있는 이방인을 포용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비우호적이지도 적대적이지도 않은 괴물들과 친구가 된다면, 우리가 잃어버리는 것보다 우리 자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한 깨어있는 마음은 우리에게 평화를 가져다주고 공포를 변모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인상깊은 구절


우리는 우리 자신이 타자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17페이지)


에이리언을 만들어내고 소외시키는 가쟝 큰 힘을 보여주는 것은 은하 공간 저기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 인류 자체 내에 있다......파괴와 주검을 양산해 내는 것은 다른 존재의 질서에 끼어드는 인간의 간섭이다. 이들 이방인들을 희생양으로 바꾸는 것은 우리 인간들이다. (96페이지)


우리가 아웃사이더를 배제하는 한, 우리는 불화로부터 우리들 자신을 구원했다고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이다. 우리는 프로이트가 '기묘한 낯설음'이라고 부르는 불안의 기이한 감각을 정화했다고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122페이지)


우리는 스스로를 세계에 던져진 존재로 파악하고, 스스로를 '아직은 아닌(not-yet)'것으로 던져 넣는다. (300페이지)


어떤 종류의 신을 말하고 있느가? 신학(창조와 구원)의 신인가? 철학(아리스토텔레스와 서구철학)의 신인가? 시(횔더린, 독일 낭만주의와 고대 비극)의 신인가? (388페이지)


"내가 나의 조국에는 유용하지만 유럽에는 해로운 것, 혹은 유럽에는 유용하나 인류에게는 해로운 어떤 것을 알고 있다면 나는 그것을 범죄로 간주할 것이다" : 몽테스키외 (442페이지)


이방인, 신, 괴물 - 8점
리처드 커니 지음, 이지영 옮김/개마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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