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신영복, 강의

My Text/Book

by 아나키안 2006.02.06 00:10

본문



신영복,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돌베게, 2005.


동양고전을 공부한다는 것은 거대한 태산 앞에서 호미 한자루 들고 달려드는 것과 비슷하다는 신영복 선생의 자기성찰의 자세를 먼저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빈수레가 요란하고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지극히 평범하고 당연한 섭리를 도외시한 채 동양고전의 극히 일부분의 파편적 지식을 가지고 무슨 심오한 원리를 아는 것마냥 시부렁거렸던 자신을 새삼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다. 


너무나도 상투적이고 식상하기까지 한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는 논어의 맨 첫구절은 아마도 무덤 속에 들어갈 때까지 가지고 가야하는 나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인상깊은 구절>


情意가 言이 되고 言이 부족하여 歌가 되고 歌가 부족하여 舞가 더해진다. (p.55)


사랑은 분별이기 때문에 맹목적이지 않으며, 사랑은 희생이기 때문에 무한할 수도 없습니다. (p.191)


자본주의 경제는 당연히 욕망 그 자체를 양산해내는 체제입니다. 욕망을 자극하고 갈증을 키우는 시스템이 바로 자본주의 체제입니다...모든 사람이 부단한 갈증에 목마른 상태 그것이 바로 자본주의 사회, 상품 생산사회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보편적 정서라고 해야 합니다. (p.280)


아마 노자에게 선거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투표하러 가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노자의 정치학이 이와 같습니다. (p.282)


노스님의 무소유는 사찰 종단의 거대한 소유 구조 위에서 가능한 것이지요. (p.294)


大成若缺 其用不弊
大盈若冲 其用不窮
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辯若訥
躁勝寒 靜勝熱 淸靜爲天下正. (도덕경 제45장)


가장 완전한 것은 마치 이지러진 것 같다. 그래서 사용하더라도 해지지 않는다. 가득찬 것은 마치 비어있는듯 하다. 그래서 퍼내더라도 다함이 없다. 가장 곧은 것은 마치 굽은듯하고, 가장 뛰어난 기교는 마치 서툰듯 하며, 가장 잘하는 말은 마치 더듬는 듯하다. 고요함은 조급함을 이기고, 추위는 더위를 이기는 법이다. 맑고 고요함이 천하의 올바름이다. (p.299)


장자의 소요유는 궁극적인 자유 또는 자유의 절대경지를 보여주기 위한 개념입니다. 인간의 삶 위에 군림할 수 있는 어떠한 가치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소요유의 의미이고 나아가 장자사상의 핵심입니다. (p.311)


得魚忘筌 得兎忘蹄 : 물고기를 잡고나면 통발을 잊어버리고 토끼를 잡고나면 덫을 잊어버려라 (p.355)


나쁜 평화가 없듯이 좋은 전쟁 또한 있을 수 없다. (p.379)


미리 아궁이를 고치고 굴뚝을 세워 화재를 예방한 사람의 공로는 알아주지 않고, 수염을 그을리고 옷섶을 태우면서 요란하게 불을 끈 사람은 그 공을 칭찬하는 것이 세상의 인심인 셈이지요. (p.386)


命者暴王作之 : 天命이란 폭군이 만들어 낸 것이다. <묵자> (p.395)


巧詐不如拙誠 : 교묘한 속임수는 졸렬한 진실만 못한 법이다. <한비자> (p.457)


테러란 기본적으로 거대 폭력에 대한 저항 폭력이다. 거대 폭력이 먼저 거론되어야 한다. (p.492)


불교철학이 모든 것을 꽃으로 승화시키는 뛰어난 화엄학이면서도 동시에 모든 것을 덧없이 만드는 무상의 철학인 것과 마찬가지로 해체주의는 자본주의에 대한 거대한 집합표상을 해체하는 통절한 깨달음의 學이면서 동시에 개인을 탈사회화하고 단 하나의 감성적 코드에 매달리게 만드는 일탈과 도피의 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p.493)

강의 - 10점
신영복 지음/돌베개

'My Text >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한민국 사진공화국.."함부로 찍지 말라"  (0) 2006.02.15
욕망과 혁명  (0) 2006.02.13
신영복, 강의  (0) 2006.02.06
프라하의 이방인, 카프카  (0) 2006.01.16
베토벤 평전/ 박홍규  (0) 2006.01.11
조선의 뒷골목 풍경  (0) 2006.01.05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