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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적, 정의를 훔치다/ 박홍규

My Text/Book

by 아나키안 2005.12.1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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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적, 정의를 훔치다 - 10점
박홍규 지음/돌베개

『의적, 정의를 훔치다』, 박홍규, 돌베게, 2005


국어 사전에 의적은 "부정으로 치부한 사람의 재물을 훔쳐다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의협심이 많은 도둑"으로 정의한다. 의적에 대한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역사가 홉스봄의 의적 연구는 자본주의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그 중에서도 농민들의 소극적 저항 또는 비적 행위에 국한되어 있다. 하지만 저자는 연구 대상과 시기에 있어서 산업 자본주의 이전 뿐만 아니라 그 대상에서도 해적, 도시반란자들에 이르기까지 그 연구 범위를 확대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상 의적이라 불리는 실존 인물 중에서 민중들이 묘사하는 것처럼 신사적이고 의협심이 강한 도적은 찾기가 힘들다. 문제는 그러한 도적들을 향해 민중의 희망이 투영되어 재창조되어 진 것이 바로 의적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듯 의적에 대한 역사적 사실 진위 여부를 분석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억압당하고 착취당하는 민중의 간절한 소망이 그들에게 스며들어 비춰진 의적의 이미지가 중요하다.


빈부격차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다르며 권력의 추잡함이 극에 이르는 혼란스런 세상에 먼저 등장하는 것은 의적이라 불리는 무법자, 비적떼들이다. 혁명가, 개혁가...등은 그 이후다. 홉스봄이 말하는 그 원초적 반란자들은 유사 이래 끊임 없이 출몰했다. 민중은 지배자, 착취자들, 즉 합법적 도둑놈들의 재산을 강탈하고 복수하는 비합법적 도둑놈들을 좋아한다. 이는 곧 의적들이 민중들의 불만을 대신 풀어주는 대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인상깊은 구절


궁극적으로 의적은 없어져야 한다. 민중들이 폭력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길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의적 이야기가 여전히 등장하는 것은 우리 현실이 그 만큼 부조리 하기 때문이 아닐까? (5페이지)


"우크라이나와 볼세비키 권력간의 협정을 저버린 트로츠키는 우리와 싸우라고 적군을 파견했다. 그들은 우크라이나와 크론슈타트에서 군사적으로 승리를 거두었지만 혁명의 역사는 언젠가 정복자들, 즉 러시아 혁명의 파괴자들을 반혁명 분자로 선고할 것이다" -마흐노- (109페이지)


해군에서 부상당한 수병들은 해변에 버려져 구걸하다 굶어 죽었던 반면, 해적들은 동료들을 돌봤다. (130페이지)


"술을 마시되 취하지 말고, 사랑하되 감정에 매몰되지 말라. 마지막으로 훔치되 부자들의 것만 건드려라" -판쵸비야 (154페이지)


"전사다운 죽음이라면 조금도 두렵지 않다. 우리는 다만 무방비 상태의 개처럼 죽고 싶지 않을 뿐이다" -빌리 더 키드- (241페이지)


의적은 정의를 추구해야할 사회에서 궁극적으로 부정되어야 할 존재가 아니라 반인간적인 사회에서는 불가피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저항자, 반항자, 이방인, 아웃사이더로 인식된다. (244페이지)


"의적은 항상 민중의 영웅이고 보호자이자, 복수자이다. 그는 국가나 사회제도 혹은 시민제도와 결코 화해할 수 없는 자이며, 국가, 귀족정치, 관료제, 그리고 교권문화에 대항하여 생사를 무릅쓰고 싸우던 투사이다" -바쿠닌- (287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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