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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의 인생론,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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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키안 2014.01.0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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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마우야마 겐지, 김난주 옮김, 바다출판사, 2013.

 

웬만한 광고카피는 둔감해져버린 요즘, 대형서점 진열대의 다채롭고 현란한 제목들 사이에 비좁게 끼여있는 마루야마 겐지의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는 그다지 충동구매 욕구를 일으키지는 않았다. 


아름답고 화려한, 지극히 긍정적이고, 감수성을 자극하는 온갖 서적들 사이에 빼곰히 못생긴 얼굴을 드러낸 겐지의 저서는 패배자의 넋두리, 나같은 찌질이들의 공허한 외침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래도 꼰대의 상투적인 설교보단 낫다는 생각에 책을 넘겼다. 


원제 역시 人生なんてくそくらえ(인생 따위 똥이나 쳐먹어라)이다. 내용 역시 공격적인 멘트로 꽉차 있다. 1. 부모를 버려라, 그래야 어른이다. 2. 가족, 이제 해산하자. 3. 국가는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4. 머리는 폼으로 달고 다니나. 5. 아직도 모르겠나, 직장인은 노예다. 6. 신 따위, 개나 줘라. 7. 언제까지 멍청하게 앉아만 있을 건가. 8. 애절한 사랑 따위, 같잖다. 9. 청춘, 인생은 멋대로 살아도 좋은 것이다. 10. 동물로 태어났지만 인간으로 죽어라. 


겐지는 나이를 쳐먹어도 언제까지나 유아기적 작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부모의 그늘에 안주하는 자들에게 매우 매몰차다. 부모와 가족을 버려야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 부모나 자식이나 서로에 대한 집착에 벗어나라고 충고한다. 특히 겐지의 국가관과 종교관은 개인적으로 매우 맘에 들었다. '국가가 국민의 것이었던 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단 한 번도 없다'며, 국가가 바라는 멍청한 노예가 되지 말라고 주문한다. 또한 신(神) 따위는 없으며, 종교단체는 불한당들의 소굴이다. 오직 내 안의 힘을 믿어야 한다! 


끊임없이 이성적으로 치열하게 고뇌하고, 부조리한 현실과 투쟁하여 나만의 삶을 쟁취하자는 것이 겐지의 결론이 아닐까? '어차피 죽을 몸인데, 왜 그렇게까지 겁을 내고 위축되고 주저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는 겐지는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며 노예로 전락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외치고 있다.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 8점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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