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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받지 못한 자, "아름다운 폭력은 없다"

My Text/Cine

by 아나키안 2014.01.1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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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받지 못한 자(許されざる者 / Unforgiven, 2013, 일본)


재일동포 3세 이상일(李相日) 감독이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의 동명(Unforgiven, 1992)의 작품을 리메이크했다.

 

전직 사무라이 주베이(배역: 와타나베 켄)는 훗카이도의 어느 천박한 곳에서 어린 두 아이들과 함께 힘들게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어느 날 옛 동료가 찾아와 매춘부의 얼굴을 칼로 난자하며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준 놈들을 죽이고 그 보상금으로 새 삶을 시작하자고 제안하면서 스토리는 전개된다.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는 ‘불의’와 ‘정의’, ‘상처’와 ‘복수’라는 명쾌한 이분법을 과감히 해체한다. 매춘부에게 고통을 준 자들은 범죄를 일삼는 불한당이 아닌 평범한 촌부와 다름없고, 이들을 죽이러 주베이와 함께 온 두 동료들은 사실 사람을 죽여본 적도 없다.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잔인한 폭력도 서슴지 않는 경찰서장과 동료의 죽음에 복수하고자 경철서장에 맞서는 주베이. ‘선’과 ‘악’이라는 단순 구도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고, 모두가 폭력의 악순환이라는 블랙홀에 빠져든다.

 

대부분 누와르 장르나 사무라이 소재의 영화들이 ‘폭력의 미학’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는 폭력의 미학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영화에서 비춰지는 폭력은 전혀 아름답지도 않으며 그 누구에게도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 영화가 던지는 메세지는 명료하다. "폭력은 그저 폭력일 뿐이다."

 

일본 근대화, 즉 메이지 시대에 접어들며 일본사회는 급속도로 획일화, 전체주의화 과정을 밟고, 폭력 또한 그 폭과 강도를 높인다. 영화에 나오는 상처 입은 매춘부들과 훗카이도 지역에 사는 소수민족(아이누족)에 대한 탄압 등은 정치적 명분아래 자행되는 거대폭력을 상징하는 듯하다.

 

※영화 관련 정보 : wwws.warnerbros.co.jp/yurusarez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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