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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뢰매’보다 못한 ‘토르: 다크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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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키안 2014.01.3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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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르 : 다크 월드(Thor: The Dark World, 2013)

○ 감독 : 알랜 테일러(Alan Taylor)

 

<맨 오브 스틸(Man of Steel)>에서 크립톤 행성에서 반란을 일으킨 악당, ‘조드장군이 지구에 나타나 인류에게 던진 첫마디는너희는 혼자가 아니다!(You are not alone!)”.

 

지구의 최후를 보고 싶지 않으면 슈퍼맨을 넘기라는 무서운 협박이 뒤를 잇지만, 끝없는 우주에 조난당한 배처럼 외롭게 떠있는 지구인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치곤 은근히 정감 있는 멘트였다.

 

하지만 영화 <토르: 다크 월드(Thor: The Dark World )>에는 이런 미세한 감동조차 없는 게 아쉽다. 조드 장군이 인류를 몰살시키고 그들만의 새로운 세계를 지구에 재건하고자 했다면, 토르에 등장하는다크 엘프종족의 두목말레키스 9개의 우주계를 지배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스케일이 더 큰 악당이라고 해야 하나?

 

우주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막강한 파워를 가진에테르를 손에 넣기 위한 말레키스와 이를 막기 위한 토르(배우: Chris Hemsworth)의 대결이 우주 공간을 순식간에 넘나들며 정신 없이 진행된다.

 

5천년을 주기로 9개의 우주계와 행성들이 직렬로 연결되는 컨버전스 현상이 나타날 즈음이면 중력 및 시공의 경계가 약해지는데, 말레키스가 이 때를 노려 우주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자 한다는 것.

 

그런데 어둠의 절대 힘을 지닌 에테르를 손에 넣고도 토르의 쇠망치(묄니르 Mjolnir), 제인(배우: Natalie Portman)과 에릭 박사의 중력 장난질에 KO 당하는 꼬락서니를 보고 있노라면 상당히 허무하다.

 

사실, 영화 <토르>의 스토리는 김청기 감독이 만들고 심형래가 주연한 <우뢰매>보다도 재미있지는 않았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식상한 눈요깃감과 전혀 감동스럽지 못한 로키(토르 동생)의 사기성 죽음, 말레키스에 대항하기 위해 에릭 박사가 만든 엉성한 중력조절 기계 등의 잡스러운 조합은 <우뢰매>에서 우주 악당에 대항해 싸우는 에스퍼맨(심형래)의 코믹하고 눈물겨운 액션, 나름 짜임새 있는 스토리보다 형편 없었다.

 

북유럽은 물론 영국에서도 비슷한 이름으로 숭상됐는지는 모르지만 <토르>가 게르만 계통 민족들의 신화를 배경으로 한판타지라고 하기엔 기껏해야 스톤헨지에서 에릭 박사가 알몸으로 쇼하는 것 말고는 부족한 게 너무 많고, 차라리 슈퍼맨 같은 SF액션물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중남미나 인도 등 아시아 각국의 전통 신화를 모티브로 <토르>보다 더 멋진 판타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리스·로마, 히브리 신화 등 서구 중심 컨셉의 스토리텔링은 솔직히 이젠 좀 질린다.

 

오직 때려부수고 죽이고 승리하는 단순한 판타지 말고, <아라비안 나이트> 같은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에드벤처, 판타지가 나오길 심히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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