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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밖의 우울한 붕괴, ‘워하우스’

My Text/Cine

by 아나키안 2014.02.0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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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워하우스(Warhouse, 2013, 영국)

-감독: 루크 마세이(Luke Massey)


어느 날 아침, 영국 해병대원 A.J 버드(배우: Joseph Morgan)는 일어나 보니 자신이 이상한 집에 갇히게 된 것을 깨닫는다. 더구나 매일 일정한 시간이 되면 인간이 아닌 괴물에 가까운 미지의 존재로부터 공격을 당한다. 


탈출하기 위해 벽을 부수고 별 짓을 다해도 다음날 아침이 되면 똑같은 식사가 제공되고 모든 것이 원상복구 되는 악순환 속에서 버드는 점점 광폭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전에 살았던 군인 에드워드 스털링(배우: Matt Ryan)이 쓴 수첩을 발견하게 된다. 그가 이곳에서 30년 넘게 살았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결코 빠져 나갈 수 없다는 절망감, 지하에 굴을 파서 나가려고 했으나 밖의 세상이 너무 잔혹해 나갈 수 없었다는 좌절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최후의 결단 등을 읽게 되지만 버드는 더욱 탈출의지를 불태운다. 


폐쇄적인 공간에 이유도 없이 갇히게 된 설정은 영화 <큐브>와 비슷하나 여러 명이 아니라 혼자서 일반 가정집에 갇혔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분위기는 <올드보이>와 더 맞는 듯 하다. 하지만 올드보이는 리얼리즘 요소가 강한 스릴러인데 반해 워하우스는 판타지 공포물에 가까운 스릴러다.



매일 똑같은 식사와 똑같은 위협들, 반복되는 구속생활에서 벗어나고자 고군분투해 밖으로 나가는 지하 문을 가까스로 찾지만 밖의 세상은 갇힌 이곳보다 더 잔혹한 지옥세계와 다름없었다. 결국, 희망이 존재하지 않는 무의미한 도전이었다는 컨셉이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워하우스를 보며 생뚱맞게 ‘아라키 테츠로’ 감독의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進撃の巨人)이 연상됐다. 끊임없는 거인의 위협 속에서 성 밖으로 과감히 나가야 한다는 도전적인 부류와 성벽만이 인류를 구제하는 메시아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갈등은 각자 존재 내면에도 있을 것 같다. 


또한, 악으로 규정된 거인이나 괴물이 바로 ‘나’라는 존재 속에 살아있을 수 있다는 것과 밖의 지옥세계에 기여했던 한 사람이 바로 자신일 수도 있다는 설정은 선과 악, 피아(彼我)의 이분법적 세계관과 그 경계를 해체하는 시도로 보인다. 


A.J 버드가 매일 목숨 걸고 대결한 괴물은 바로 자신의 다른 모습이 아닐까, 즉 나의 본질과 대면하는 상징성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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