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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 뜯고 피 빨아먹는 영화 속 아비규환은 곧 현실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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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키안 2014. 2. 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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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데이브레이커스(Daybreakers, 2009)

감독 : 마이클 스피어리그(Michael Spierig), 피터 스피어리그(Peter Spierig)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 ‘데이브레이커스’는 뱀파이어류의 전형을 깼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서기 2019년, 뱀파이어 바이러스로 인해 인류는 대부분 뱀파이어로 변하고 남은 인류는 그들의 인간사냥을 피해 지하에 숨는다. 혈액공급을 독점하고 있는 브롬리 마크스라는 제약회사에서 혈액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에드워드(배우: Ethan Hawke) 역시 뱀파이어지만,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혈액 대체품 개발에 전력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를 찾아온 인간 오드리(Claudia Karvan)와 엘비스(Willem Dafoe)와의 만남을 통해 보다 본질적인 치료방법을 찾게 된다는 스토리.


이 영화가 기존 뱀파이어 소재의 작품들과 크게 다른 3가지 컨셉은 ▲뱀파이어가 사회(공동체) 다수를 차지하는 주류세력이라는 것 ▲태양(햇빛)이 오히려 뱀파이어를 치료하는 결정적 요소라는 역설 ▲치료를 통해 인간(약자)과 뱀파이어(강자) 권력구도가 역전되는 현상 등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혈액만 섭취하는 뱀파이어 사회에서도 자본주의의 병폐는 그대로 유지 심화된다는 사실이다. 잘 사는 뱀파이어와는 달리 돈 없는 뱀파이어는 생존 필수요소인 혈액공급이 원활치 못해 괴물 ‘서브 사이더’로 변하고, 인간의 숫자마저 갈수록 줄어들어 혈액 대체품을 조속히 개발하지 못한다면 전체 뱀파이어가 멸종될 위기에 처해진다는 설정도 사회경제학적으로 의미심장하다. 


에드워드는 뱀파이어에서 사람으로 자연 치료된 엘비스의 경험을 기반으로 뱀파이어 바이러스 치료법을 극적으로 발견한다. 적정량의 햇빛 노출이 뱀파이어 바이러스를 없애고 심장을 다시 뛰게 한다는 것. 다소 힘 빠지는 발견이었지만 어쩌면 인류가 갖고 있는 모든 병에 대한 근본적 치료법은 자연에서만 구할 수 있다는 상징으로 해석된다.


제약회사의 수장 찰스(Sam Neill)와 에드워드의 동료였던 크리스토퍼(Vince Colosimo)는 뱀파이어들이 영원히 생존할 수 있는 혈액 대체품을 드디어 개발했다며, 에드워드의 근원적 치료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에드워드의 대안은 뱀파이어들이 인간으로 변해버리면 그것으로 치료가 끝나버리지만, 뱀파이어 식량인 혈액대체품 독점공급은 회사가 지속적으로 돈 벌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극히 자본주의적 논리 때문이다. 


하지만, 더 놀라운 반전은 햇볕을 통해 완쾌된 사람의 피는 뱀파이어를 다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것이다. 에드워드의 비난에 분노한 찰스는 그를 물어뜯지만, 찰스는 본의 아니게 사람으로 변해버리고 찰스를 발견한 뱀파이어들은 피를 빨아먹기 위해 그에게 개떼처럼 달려든다. 


서로 물고 뜯으며 피를 빨아먹는 아비규환은 영화 속 세계가 아니라 지금의 현실 세계가 아닐까. “진리는 태양과 같아서 가릴 수 있지만 영원히 피하진 못한다”고 말하는 엘비스의 인용구처럼 대중을 속이고 세상을 지배하는 자본주의 속 음흉한 뱀파이어들이 자멸하는 날이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 비록 우리는 좀비처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지만…


[데이브레이커스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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