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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배설 리얼리티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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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키안 2014.03.02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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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The Wolf of Wall Street, 2013, 미국)

감독: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자본주의 탕아의 필수품… 돈, 섹스, 마약


월스트리트에서 떼돈을 번 주식중개인 조던 벨포트(Jordan Belfort, 1962~)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의 키워드는 대체로 CSD(Capital, Sex, Drug)로 압축되는 것 같다. 


흥미롭게도 CSD는 ‘증권중앙예탁기관’(Central Securities Depository), 원자력 용어인 ‘일정속도운전’(Constant Speed Drive)의 약자이기도 하다. 주식시장 질서를 농락하며 이른바 ‘월가의 늑대’로 불렸던 주인공 조던(배우: Leonardo Dicaprio)에게 돈, 섹스, 마약은 쾌락의 삶을 일정한 속도로 지속 시켜주는 필수용품이라 할 수 있다. 


▲조던과 그 친구들이 세운 금융 중개회사, 스트래튼 오크몬트사에서 펼쳐지는 난장판은 신(=돈)들린 자들의 광기어린 향연처럼 보인다. 자본주의에서 돈이 곧 신여며, 주식은 그 꽃이다. 


듣기 민망한 감칠맛 나는 저질 대사와 보기에도 흥미 망측한 장면들이 3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동안 끊임없이 일정한 강도로 펼쳐진다. 마치 죽음의 사순절(四旬節) 직전까지 주지육림(酒池肉林)의 질펀한 카니발에서 모든 것을 불태워버리는 금융자본주의 탕아의 마지막 발악 같다.


▲약에 흠뻑 취해 온몸을 가누지 못하면서도 돈에 발악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몸짓은 말 그대로 혼신의 연기, 영화의 하이라이트였다.


이 영화를 보고 인과응보의 교훈을 얻었다고 호언하는 자가 있다면 그건 십중팔구 위선, 자기기만일 가능성이 크다. 조던의 온갖 금융사기 행각은 FBI의 추적을 받으며 결국 감옥행으로 귀결된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그의 강연회에 참석한, 돈독이 오른 청중들의 빛나는 눈빛들은 절대 내가 아닌 그들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나에게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권선징악의 고전적 풍자가 아니라, 대리만족 또는 대리배설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한 리얼리티였다.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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