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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엔딩 스토리, 건담 시리즈… 기동전사 건담00(더블오)

My Text/Cine

by 아나키안 2014.04.30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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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기동전사 건담00 극장판(2010, 일본)

    (A wakening of the Trailblazer : Mobile Suit Gundam 00)

○ 감독: 水島精二(미즈시마 세이지)


아시아의 스타워즈…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리얼로봇(real robot, mobile suits) 세계의 전설이며 살아있는 신화,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는 조지 루커스의 <스타워즈 Star Wars>가 보여준 ‘확장된 세계(Expanded Universe)’ 만큼이나 다양하고 중첩적이며 획기적인 세계관을 지속적으로 제시해 왔다. 


1979년 TV 시리즈로 처음 탄생한 건담(원작: 토미노 요시유키·富野由悠季)은 긴 역사만큼이나 버전이 실로 다양해 건담 마니아(오타쿠)가 아닌 이상 그 족보를 훤히 꿰뚫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굳이 그럴 필요까진 없을 것 같다. 다채로운 건담 역사와 관련 용어에 대해 상세히 알고자 한다면 위키피디아나 구글에서 검색을 시도하면 질릴 정도로 상세히 열람할 수 있다. 

심지어 모빌슈트 건담이 실제 존재하는 로봇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건담의 생산체계, 중량, 추진 출력, 재질 등을 비롯해 시리즈 작품별로 등장했던 기종까지 너무나 구체적인, 쓸데없는(?) 고퀄리티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어찌됐든 부조리한 세상이 폭력과 전쟁의 모순에 빠져 발버둥치고 있는 이상, 앞으로도 건담 시리즈의 질긴 생명력은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 같다


건담 시리즈에 담겨있는 철학의 특징으로, 선과 악의 이분법적 경계를 과감히 해체했다는 점은 높은 평가를 얻은 듯하다. 물론 건담 시리즈 작품들 중에는 <마크로스> 시리즈처럼 군국주의적 색채를 띠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 작품도 더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편 SF소설 뺨치는 복합적인 구도의, 세련된 플롯 전개는 20~30대 성인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요소였다. 무려 30년 넘게 지속된 건담 센세이션은 영화나 만화는 물론 소설, 게임, 프라모델에 이르기까지 키치(Kitsch)적 유행을 넘어 거대한 문화적 코드로 자리잡아 왔다. 이제는 명실상부 재패니메이션 로봇물을 대표하는 핵심 상징물이 됐다.


건담의 독특한 세계관과 메시지


지난 2007년에 TV(MBS, TBS)로 방영된 <기동전사 건담00(더블오)>는 유니온(Union), 인류혁신연맹(인혁련), AEU(신유럽공동체) 등의 3대 초강대국연합으로 나누어진 미래(A.D.2307) 지구에서의 치열한 자원 쟁탈전을 묘사하고 있다. 특히 사설 무장조직 ‘솔레스탈 빙’(CB: Celestial Being)이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변화되는 세계상을 역동적으로 그려 나가고 있다. 

<기동전사 건담 더블오>는 기존의 건담 시리즈 작품들과는 달리, 추상적인 우주세기(Universal Century)가 아닌 구체적인 서력(A.D.)를 사용했고, 외계생명체를 작품 안에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특색있다. 신정부에 의해 일시적으로나마 평화를 되찾는 듯이 보였던 지구연방을 향해 목성에서 돌연 출현한 변이성 금속체(ELS: Extraterrestrial Living-metal Shape shifter)가 돌진함에 따라 극장판 스토리가 본격 전개된다. 


건담 더블오 극장판은 외계종족에 대비하지 못한 채 오직 폭력과 전쟁, 배제와 파괴만으로 해결하려는 인류의 전형적인 적자생존 방식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했어도 인류의 의식이 성숙하지 않는다면 드넓은 우주에서마저도 똑같은 비극이 확장·반복될 뿐이라는 묵시록을 펼쳐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솔레스탈 빙(CB)과 지구연방군은 무력만으로는 ELS를 결코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들과의 공존을 위해 소통을 시도한다. 이를 위해 CB소속의 세츠나(Setsuna F. Seiei)가 지구운명을 걸고 ELS의 모성으로 향한다. ELS가 <터미네이터2>의 액체금속 로봇처럼 변화무쌍하게 변신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과 동화해 금속화(침식)한다는 컨셉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요컨대, <기동전사 건담 더블오>의 흥미로운 요소들로는 보통의 인간들보다 한층 진보된 이노베이터(Innovator)라는 존재들이 대거 등장하고, 문명권(유럽, 아메리카, 아시아)을 경계로 지구가 3개의 연방으로 나눠져 있다는 설정, 이들 연방이 대체 에너지 확보를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는 것, 그러한 악순환 속에 솔레스탈 빙이라는 무정부적인(anarchy) 무장조직이 개입함으로써 삼자대결이라는 견고한 권력 구도를 허물어트린다는 것 등이다.


극장판 <건담 더블오>는 마지막 장면에서 하나의 숭고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는 지극히 단순하고 평범한 교훈임에도 싸우고 때려부수는 로봇 애니메이션물에서는 그다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메니페스토(manifesto)다. 물론 기존 시리즈 작품들에서도 이러한 메시지는 종종 등장했다. 무력(폭력)은 모두가 공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상호확증파괴> 이론을 넌지시 던지거나, 선과 악이라는 것은 각자가 아전인수로 해석하는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 절대적 개념이란 우주에 애당초 존재치 않는다는 철학적 의미의 상대성 이론 등등… 


건담 시리즈는 시대 변화에 따라 영상기술과 스토리 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철학과 메시지도 꾸준히 변화하고 성장해왔다. 지금 건담은 우리에게 <소통>과 <이해>라는 가장 어려운 미션을 부여하고 있다.

“평화는 힘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평화는 오직 이해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Peace cannot be kept by force. It can only be achieved by understa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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