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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지만 나름 철학적… ‘청의 엑소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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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키안 2014.05.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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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청의 엑소시스트 극장판(青の祓魔師 劇場版/Blue Exorcist the Movie, 2012)

-감독: 타카하시 아츠시(원작: 카토 카즈에)


학원물 판타지 <청의 엑소시스트 극장판>은 원작이나 TV만화를 보고 난 후에 감상하면 더욱 좋겠지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전체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별 지장은 없어 보인다. 만화나 TV와는 다른, 별개의 스토리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극장판은 악마를 물리치는 퇴마사, ‘엑소시스트’가 되고자 하는 ‘오쿠무라 린’이라는 소년과 꼬마악마 ‘우사마로’의 얽히고설킨 좌충우돌 이야기다.


그리스·로마신화에 반신반인이 출현하듯 유전적으로 반은 사탄(악마)인 존재가 바로 주인공 ‘오쿠무라 린’이다. 악의 존재들이 전혀 사탄스럽지 않을 뿐더러 선악구별이 애매한 동양의 신명이나 신령 개념과도 비슷해 보인다. 즉, 절대악을 해체시켰다는 점은 이 작품의 큰 매력이다. 엑소시스트를 길러내는 정십자 학원에 소속된 다양하고 코믹한 캐릭터(엑스와이어)들과 전통축제에 어울리는 일본색감을 화려하게 재현한 그림체,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왠지 아늑하게 보이기까지 하는 도시풍경, 앙증맞은 목소리 등 학원물 재패니메이션 특유의 매력을 유감없이 선보이고 있다. 

<청의 엑소시스트> 역시 <뱀파이어 기사>, <블리치> 등의 학원·판타지물이나 <원피스> 같은 모험물처럼 10~20대 주고객층이 충분히 미치고 환장할 법한 아우라를 갖고 있는 듯하다. 2009년 일본 소년만화잡지 ‘점프 스퀘어’에 연재됐던 이 작품 역시 TV, 극장판에 이어 PSP 게임, 캐릭터까지 확장되는 인기절정을 누리고 있다. 


즐겁게 놀 수 있다면, 악마도 친구가 될 수 있다?


스토리 측면에서 이 작품의 재미난 요소는 악마도 사악함을 제거하면 마치 천사나 요정들처럼 친숙한 존재, 즉 인간의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는 점과 괴로운 기억을 잊는 것(망각) 자체만으론 인간은 결코 행복해지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멸망의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제시하고 있다. 기쁘고 행복했던 추억뿐만 아니라 슬프고 고통스로운 기억도 전체 삶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강조한다.


다만, 너무 예쁘고 밝게 표현하려다 보니 진중한 철학이 가볍게 보일 수 있고, 기쁨과 슬픔, 선과 악에 대한 묘사가 다소 경박하고 추상적으로 다가오는 면은 있었다. 특히, 애니메이션 오타쿠가 아니어서 그런지 몰라도 학원물 특유의 지나친 오버는 자칫 닭살 돋는 수준을 넘어 작품 퀄리티를 떨어트리는 우를 범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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