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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충돌에 감춰진 진실, 클린스킨

My Text/Cine

by 아나키안 2014. 5. 1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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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킨 (2014)

Cleanskin 
7.1
감독
하디 하자이그
출연
숀 빈, 샬롯 램플링, 아브힌 가레야, 피터 폴리카포, 투펜스 미들턴
정보
스릴러, 액션 | 영국 | 107 분 | 201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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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파 VS 개성파


배우들은 ‘연기파’라는 말과 ‘개성파’라는 말 중 어떤 말을 더 선호할까? 둘 다 비슷한 의미일 수 있겠지만 배우의 연령·경력이나 배역의 비중, 장르 등에 따라 그 느낌은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 연기파는 맡은 역할에 대한 몰입도와 관객을 향한 호소력이 크며, 개성파는 배역을 떠나 존재 자체에서 풍기는 포스나 이미지가 강력하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야구에서 출루율이 높은 테이블 세터는 연기파, 타율은 낮아도 큰 것 한 방이 있는 슬러거는 개성파?


둘 다 관객몰이에는 금상첨화지만 작품완성도를 배제한다면 아무래도 개성파 배우가 더 유리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한석규, 송강호, 전도연 스타일은 개성파 보다는 연기파에 속하고, 배두나, 조니 뎁 정도는 돼야 명실상부 개성파라고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최민식처럼 개성파와 연기파, 둘 다 갖춘 배우를 찾기는 쉽지 않은 듯하다.  

영화 <클린스킨>에서는 개성파 여배우 샬럿 램플링(Charlotte Rampling)과 연기파 숀 빈(Sean Bean)을 구경할 수 있다. 아쉬운 건 다소 미흡한 스토리 완성도가 숀 빈을 받쳐주지는 못했다는 점. <클린스킨>은 스릴러라고 하기엔 긴장감과 반전의 묘가 조금은 불만족스럽고, 첩보물로서 액션의 요소는 한참 부족하다. 비밀요원이 악당(테러리스트)을 제거한다는 상투성에 반전의 요소를 가미했지만 그 자체로 작품도가 높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들의 꼭두각시 정치놀음에 휘말린 자들 


정치적 잇속을 채우기 위해 외부의 적을 만들어 왜곡·확대하고 내부의 분노와 증오, 충성심을 자극해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희생을 유도하는 고도의 정치조작은 이슬람 원리주의자 뿐만 아니라 서구 기독교 진영에서도 자주 애용하는 더러운 술책 중 하나이다. 영화는 그러한 배후세력을 뜻하는 ‘클린스킨’의 꼭두각시로 전락해버린 자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묘사한다. 

인간적인 번민에 빠진 테러범과 폭탄테러로 가족을 잃어 가차 없이 그들을 처단하는 정보국 요원의 대조적인 모습, 윗대가리의 정치적 도구로 쓰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지만 그럼에도 조국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숀 빈의 모습에서 뒷맛이 개운치는 않다. 세월이 흐를수록 카리스마가 더욱 넘치는 샬럿 램플링의 강렬한 눈빛과 매력적인 목소리, 고답적인 첩보형식을 지양하고 새로운 각도로 문명의 충돌에 감춰진 진실을 들춰냈다는 측면에서 <클린스킨>의 장점과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다만, 이슬람 과격단체의 테러를 한국의 북풍처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자유진영 내부의 부조리한 작태, 더 나아가 전쟁과 폭력을 정치·경제적 수단으로 악용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은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가 실감나게 보여줬다. <클린스킨>을 다큐와 비교할 순 없지만 비판의식 제고 및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려는 의도만으로 드라마의 평점을 높게 매기기에는 스토리가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구성된 느낌이다. 명쾌한 선-악 대결구도가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흐릿해지면서 적은 결국 내부에 있었다는 구성이 세련되지 못하고 엉성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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