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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교, 권력에 밀린 한국인의 근본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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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키안 2009. 11. 8.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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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교-권력에 밀린 한국인의 근본신앙>, 최준식,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2009.

세계의 각 민족마다 정신적 토대를 이루는 근본신앙이 있다고 한다. 동북아시아를 예로 든다면 중국은 도교(道敎), 일본은 신도(神道), 한국에는 무교(巫敎)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과 일본은 그들의 전통종교를 미신으로 업신여기지 않고 문화적 자산으로서 대접하는 반면 한국은 우상숭배, 저급한 종교, 미신으로 간주한다는 것.

이 책은 무교에 대한 오해와 왜곡을 바로잡고자 한다. 저자는 여타 기성 종교들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무교를 바라봐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한다. 내용과 형식면에서 무교가 다른 종교들에 비해 평가절하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 또한 종교에 대한 평등한 시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평등한 시각을 갖기 위해선 기독교, 불교 등 이른바 힘센 종교들의 배후에 웅크리고 있는 종교 제국주의와 권력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강조한다.

무교에선 神들 사이에 위계가 불명확하고 선과 악의 경계도 애매모호하다. 그리고 여호와같은 무소불위의 절대신도 존재하지 않는다. 무교의 매력은 그리스 신화처럼 신령도 인간처럼 욕망를 소유하고 있고, 중개인(무당)을 통해 인간과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에 있다. 또한 거창하고 범우주적인 교리를 내세우지 않고 지극히 솔직하고 현실 구복적이다. 인간적인 면면에서 오히려 휴머니즘을 느낀다.

 

어릴적 국어 선생님이 "무(巫)는 하늘(-)과 땅(-)을 연결시켜주는 사람(|=무당)이 춤(人)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형상"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유네스코에 등록된 한국의 무형유산 중에 판소리(시나위 굿판)와 강릉단오제(별신굿)는 무교와 깊은 연관이 있다. 무당이 펼치는 굿판에는 연극, 음악, 무용, 복식/음식문화 등의 다양한 문화적 요소가 농축되어 있다. 종교적 관점이 아닌 역사문화적 관점에서도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신병을 앓고 신내림 굿을 받아 정식 무당이 되기까지는 평균 8~10년이 걸린다고 한다. 여러모로 목사나 신부 되는 것보다 더 어려워 보인다. 거스를 수 없는 운명 속에서 신과 소통하는 무당들은공식 등록된 것만 10만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한국무교가 제도권, 기성종교로부터 철저히 배제당하는 건 무교 자체가 권력 지향적이지 않고 철저히 민중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종교에서도 국수주의적 관점이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식민지배와 제국주의 지배 속에서 변방 지역의 미신으로 취급당할 수밖에 없었던 희생양, 한국 무교에 대한 재조명은 필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에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인상깊은 구절>

"한국인들은 평소에는 유교나 불교적으로 살지만 문제가 생기면 무당에게 간다" -선교사 헐버트 (24페이지)

"왜 한국인들은 내 철학을 연구하는가? 한국인들은 그네들의 철학인 불교와 유교를 더 연구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나는 하버마스가 제시한 불교와 유교에 하나를 덧붙이고 싶다. 우리 민속신앙의 대표 선수인 무교를 말이다. (202페이지)

무교 - 6점
최준식 지음/모시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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