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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처럼 써라』… "사람답게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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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키안 2014.07.3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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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처럼 써라: 이 광활하고도 지루한 세상에서 최고의 글쟁이가 되는 법』, 정제원, 인물과사상사, 2014.


‘작가처럼 써라’라는 말에 다소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여기서 말하는 작가는 어떤 유형의 작가들을 말함인지 아리송하기도 하고, 작가란 말에서 권위적인 냄새가 풍기는 것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작가가 되기 위해, 또는 작가이기 때문에 글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는 오히려 ‘사람답게 써라’고 말하고 싶다. 모든 글에는 나름대로의 ‘향기’ 또는 ‘냄새’가 난다. 이왕이면 향기나는 글이 좋겠지만 악취가 진동하는 글들도 상당수 있다. 다소 건방진 말일 지도 모르겠으나, 서점에 있는 수만 권의 책 중에 향기 나는 글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 분야가 인문사회이든 자연과학이든 간에… 심지어 흥미진진한 자연과학서적은 수적으로도 열세여서 뭐라고 말하기 힘들 지경. 


서점에 홀로코스트 시체처럼 각양각색으로 널부러져 있는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힐링 서적을 볼 때마다 자기계발의지는 꺾이고 힐링은 커녕 오히려 스트레스가 겹겹이 쌓인다. 다양성이 상실된 한국사회의 축소판을 보고자 한다면 대형서점에 가면 된다. 책은 엄청 많은 것 같은데 다양한 책들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배치구도가 절대 아니다. 


구매를 촉진하고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대형마트, 편의점 상품배열이나 대형서점 서적 배치나 본질적으로 다른 게 없다. 물론 책도 상품, 공산품이라고 주장한다면 할 말이 없다. 작가는 1차생산자, 출판사는 제조업자, 북디자이너는 상품디자이너, 대형서점은 마트인가? 


“글쓰기란 어쩌면 내가 밑줄 그었던 문장들을 읽다가, 그 누군가가 밑줄을 그어줄 만한 문장을 쓰는 일이다. 그날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다.”[192페이지]


아무튼 각설하고, 저자는 글쓰기가 어려운 작업이기에 훈련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훈련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건 ‘단순하게 써라’, ‘솔직하게 써라’, ‘신중하게 써라’, ‘독자들이 공감하게 하라’, ‘욕심을 부리지 마라’ 등이다. 


다 좋은 말이며 100% 공감한다. 다만 그 전제, 글쓰기는 어렵고 힘들다는 말에는 50%만 공감한다. 현실에서 글쓰기가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의외로 별로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다들 작가 이상이다. 인터넷 댓글, 덧글, 각종 게시판만 봐도 알 수 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쉽게 글을 쓴다. 댓글도 비록 단문일망정 생명을 갖고 있는 글이다. 더구나 인터넷에서는 한 권의 책이나 장문의 리뷰보다 영향력이 클 수도 있다. 


“우리는 자신의 인생에서 도망쳐, 아주 흔히, 잘 알지도 못하는 철학자의 말을 인용하며 인간의 도리를 논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곳을 잠깐 다녀와서는 여행 전문가나 되는 것처럼 여행기를 쓴다. 잘 알지도 못하는 역사를 더듬어 오늘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세상사를 전능한 신처럼 굽어보며 비평하기를 일삼는다. 우리가 쓰는 글의 대부분은 그렇게 쓸데없이 거창하다.”[212페이지]


글쓰기 훈련법, 글쓰기 공부를 가르치기 이전에 글을 함부로 써서는 안 되며, 쉽게 써서도 안 된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너무나 쉽게 읽고 쉽게 쓴다. 제대로 읽고 바르게 쓰는 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 묻지마 총격사건마냥, 인터넷에 쉽게 글을 갈겨댈 수 있는 정보통신사회에서는 더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스스로 성찰하지 않은 글, 생각 없이 너무 쉽게 쓴 글은 타인에게 비수로 찌른 듯 치명적인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작가처럼 써라 - 8점
정제원 지음/인물과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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