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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보다는 자유를… ‘트레져 아일랜드’

My Text/Cine

by 아나키안 2014. 8. 10.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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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져 아일랜드

Treasure Is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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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한스요르크 투른
출연
프랑수아 고에스케, 디안 빌렘스, 토비아스 모레티, 크리스티안 레들, 알렉산더 요바노빅
정보
어드벤처 | 독일 | 130 분 | -
글쓴이 평점  

영화: 트레져 아일랜드(Die Schatzinsel / Treasure Island, 2007)

감독: 한스요르크 투른(Hansjörg Thurn)


원작을 뒤엎는 독일판 보물섬


한마디로 독일식 실존주의가 진하게 풍기는 어드벤처 작품이다. 모르는 배우들이 많아 낯설지만, 연기파 배우 ‘위르겐 포겔(Jurgen Vogel)’을 해적으로 만날 수 있어 느낌이 새롭다. 사실 내가 아는 배우가 위르겐 포겔뿐이었다.


스티븐스(Robert Louis Stevenson)의 원작 소설과 비교해 등장인물에 큰 차이는 없지만 스토리는 상당히 다르다. 특히 ‘실버(Long John Silver)’의 앵무새를 대신한 걸까? 해적 선장 ‘플린트’의 딸내미가 등장해 이채롭다. 또한, 훈남으로 나오는 의사가 원작과는 달리 욕심 많은 속물로 묘사돼 흥미롭다. 


짐 호킨스 일행들이 우여곡절 끝에 보물을 찾지만 섬에 버려졌던 해적 ‘벤 건’에 의해 금은보화가 깊은 늪 속에 잠기고야 마는 대참사가 발생한다는 설정은 조금 맥 빠지는 결말이었다. 독일식 비극, 또는 허무주의인가?



원작이 제시하는, 착한 사람이 보물을 찾는다는 권선징악 교훈은 영화에 없다. 아마도 보물을 찾고자 히스파니올라호를 타고 보물섬에 갔다는 사실 자체로 미루어, 이들 다양한 군상들은 모험심은 넘치나 선량한 시민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듯하다. 


파랑새가 될 수 없는 욕망의 상징, 보물섬


요컨대, 진귀한 보물을 찾고자 보물섬에 간 영국 귀족(지주)과 해적들, 그리고 주인공 짐 호킨스 모두 욕심 많은 이기적인 인간들이라는 점에서 본질적 차이가 없다. 보물섬의 보물이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파랑새는 아니다. 꿈과 희망을 의미하는 파랑새가 아닌 인간의 세속적 욕망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훈남으로 묘사됐던 의사가 늪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보물에 정신이 나가 함께 늪 속으로 빠지는 장면은 왠지 통쾌하기까지 하다.


보물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자유’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일까? 캡틴 플린트의 딸(쉐일라)과 해적 실버가 영국이 아닌 계급·인종에 상관없이 자유로운 섬 ‘토투가’로 향하면서 영화는 끝난다. 실버가 보물의 일부를 훔쳐 조각배를 타고 도망친다는 원작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물론 주인공 짐 호킨스는 영국으로 귀환하지만, 한때 쉐일라와 썸을 탔던 터라 그녀와의 만남을 후일로 기약한다. 영국에서 출발하기 전 쉐일라 면전에서 창녀와 놀아났던 주제에 무슨 배짱인지, 아무튼 자신감은 넘친다. 


원작을 어떤 식으로 변형하고 가공하든지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되는 것이 ‘보물섬’의 매력인 듯하다. 보물섬에 등장하는 실버는 할리우드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각종 해적들의 롤모델이다. 더글러스 페어뱅스의 ‘검은 해적’에서 시작해 조니 뎁의 ‘캐리비안의 해적’에 이르기까지 모든 낭만 해적은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실버’ 캐릭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루저, 아웃사이더들은 섬에 갇히게 되고 착한 캐릭터로 포장된 인사이더, 주류계층이 결국 보물(희소가치)을 차지하는 원작보다는 협잡꾼 기질이 다분하지만 오히려 정이 가는 실버와 싸가지 없는 해적 딸내미가 자유를 찾아 떠나는 영화가 더 감동적이었다. 부르주아보다는 프롤레타리아, 그 중에서도 룸펜 프롤레타리아의 희망에…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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