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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뉴스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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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키안 2014. 11. 2.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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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철학자’로 불리는 알랭드 드 보통(Alain de Botton)의 『뉴스의 시대』에 등장하는 단골 단어는 ‘분노’와 ‘공포’, 그리고 ‘환멸’이었다. 이러한 격렬한 감정적 반응은 지하철 안 스마트폰 액정 속에서, 포털뉴스를 바라보는 데스크탑 모니터 속에서 수시로 목격된다.  


저자는 “이상적인 뉴스는 어떤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수많은 뉴스에 대처하는 우리의 올바른 자세란 무엇인지”를 제시하고 있다. 과연 뉴스는 우리 삶을 풍성하게 해 줄 수 있는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뉴스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변을 여섯 가지 뉴스로 나눠 풀어쓰고 있다.  


첫 번째는 정치뉴스. 언론은 권력자들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발전을 저지하는 모든 시스템의 해악을 감시하고, 자신이 계속 논평하는 국가의 가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외에 해외뉴스, 경제뉴스, 셀러브리티(유명인사)뉴스, 재난뉴스, 소비자정보뉴스 등에서 언론의 역할과 사명, 뉴스 이용자의 자세를 논하고 있다. 


알랭드 드 보통은 “그 규모와 편재성으로 인해 현대의 뉴스는 우리의 독립적인 사고를 말살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뉴스가 더 이상 우리에게 가르쳐줄 독창적이거나 중요한 무언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챌 때 삶은 풍요로워진다”고까지 말한다.


그는 “뉴스가 어째서 중요하냐고 묻는 건 뉴스가 중요하지 않다고 간주하려는 게 아니라, 보다 자의식을 갖고 뉴스를 수용하려 할 때 얻게 되는 보상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뉴스를 대함에 있어 “정작 문제는 우리가 더 많은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접한 그 사실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는 데 있다”고 역설한다.


뉴스 데이터(양)는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뉴스의 폭은 오히려 협소해졌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요컨대, SNS를 포함해 온·오프라인 언론매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내가 보는 것들은 뉴스 독점자들이 편재한 극히 일부의 세상소식(뉴스)일뿐이다. 포털 사이트 1면에 등장하는 뉴스가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뉴스)의 중요도를 대변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엄청난 환상이자 착각일 것이다. 


휘발성이 강한, 자극적인 사진이 헤드라인 공간을 버젓이 차지하고 있고, 별 내용도 없는 정치인 상판대기가 인터넷 정치·사회섹션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다. 또는 각 섹션별 톱뉴스를 친절하게 배치하고 있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전혀 친절하지 않는 기사가 태반이다. 경제뉴스가 대표적이다. 있는 척, 아는 척 하는 뉴스 속에서 독자는 본의 아니게 바보가 돼버린다.


저자는 “현대의 뉴스 매체가 발전시킨 보도 방법론(다른 방법은 거의 배제한 채, 정확하고 기술적으로 신속하지만 비인간적인데다 위기에만 초점을 맞춘 보도 방침)이 일종의 세계화된 배타적 편협함 속으로 잘못 빠져들었다”며, “이로 인해 우리는 정말 많은 것들을 알지만 실제로 그에 대해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되었고, 잘못된 종류의 얕은 지식이 우리 호기심의 범위를 확장시키기 보다는 좁혀버렸다”고 꼬집는다.


1인 매체, 블로그 시대를 감안한다면 매체 수와 그에 따라 공급되는 뉴스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세상의 모든 존재가 뉴스 공급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나는 뉴스의 풍요 속에서 진짜 뉴스에 대한 허기짐을 느낀다. 언뜻 풍요롭게 보이지만 실상은 지극히 빈곤한 뉴스의 시대가 미래사회의 자화상이라면 우리 사회, 내 삶은 더욱 우울해질 것 같다.


※ 인상 깊은 구절: 

“뉴스는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현실을 만드는 으뜸가는 창조자다. 혁명가들이 그러하듯, 만약 당신이 한 나라의 정신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미술관, 교육부, 또는 유명 소설가들의 집으로 향하지 마라. 정치체의 신경중추인 뉴스 본부로 곧장 탱크를 몰고 가라.” <본문 13페이지>


뉴스의 시대 :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 10점
알랭 드 보통 지음, 최민우 옮김/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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