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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인터뷰’ 그리고 문화제국주의

My Text/Cine

by 아나키안 2014. 12. 2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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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인터뷰(The Interview, 2014)


전혀 웃기지 않는 B급 오리엔탈리즘


코미디면 웃겨야 하는데 전혀 웃기지 않아 당혹스럽다. 미국식 유머를 몰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최소한 불쾌하지는 않아야 코미디가 아닌가? <더 인터뷰>는 독재자에 대한 재치 있는 풍자가 아닌 비열한 인종차별을 통해 한국인을 우롱하는 더러운 제국주의 작품이라는 게 내 결론이다. 곳곳에 편협한 오리엔탈리즘이 지뢰처럼 설치돼 있는 재미없는 B급 영화다.


<더 인터뷰>에서는 신자유주의로 하나가 된 지구의 유일한 섬, 북한에 대한 미국인들의 왜곡된 시선도 엿볼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북한에 대한 시각보단 남북한을 포함한 한국인(Korean)에 대한 시각이라고 보는 게 정확할 것 같다. 이 영화를 양키들과 보며 희희덕 거릴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자병법에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하는데, 미국은 북한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예전부터 갖고 있는 생각이지만, 미국이 거대한 이슬람은 물론 손톱만한 북한마저 절대 이길 수 없는 근본 이유가 거기에 있다. 전쟁은 총과 대포로만 하는 게 아니다. 사상과 문화가 배후에 웅크리고 있다. 독재자 제거하듯이 상대방의 문화마저 타도의 대상으로 여긴다면 칭기스칸 만도 못한 무자비한 정복자와 다름없을 것이다. 


영화가 동시대 사람들의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미국인들은 북한에 대해 근거 없는 허상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그 허상의 저변에는 앞서 말한 제국주의적 오리엔탈리즘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더 인터뷰>는 군사제국주의보다는 문화제국주의에 기반하고 있다. 



팝송과 TV쇼 프로그램에 환장하며, 농구대 앞에서 개구리마냥 폴짝폴짝 뛰어다는 김정은의 모습… 등 <더 인터뷰>는 독재자 김정은을 핑계 삼아 개고기와 일본해를 들먹거리며 전체 한국인을 조롱하는 작품으로 비칠 소지가 많다. 더구나 전혀 북한스럽지도 않을 뿐더러 한국어보다 영어를 더 잘하는 영화 속 김정은과 북한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


인류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짓밟고 있는 북한 독재정치의 폐해는 반드시 개선돼야만 하듯이, 서구문화와 이질적이라고 해서 미개한 문화라고 손가락질하고 매도하는 문화제국주의 역시 반드시 타파돼야 한다. 



더 인터뷰

The Interview 
5.9
감독
에반 골드버그, 세스 로겐
출연
제임스 프랭코, 세스 로겐, 리지 캐플란, 랜달 파크, 디아나 뱅
정보
코미디 | 미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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