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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버디·로드무비 ‘슬로우 웨스트’

My Text/Cine

by 아나키안 2015.07.0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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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슬로우 웨스트(Slow West, 2015)

감독: 존 맥클린(John Maclean)


활극 대신 서부 풍경을 그리다


스코틀랜드에서 미국으로 도망친 연인 ‘로즈(Ross)’를 찾고자 무법지대 서부에 온 소년 제이(코디 스밋-맥피)의 애달픈(!) 모험담. 서부영화는 버디무비, 로드무비의 단골소재. 그런데 이 작품은 미국이 아니라 뉴질랜드에서 촬영됐다. 

비록 돈을 받고 하는 거지만 연약하고 감수성 강한 소년 제이를 보호하며 실버 고스트 숲까지 함께 길을 떠나는 사일러스(마이클 패스벤더). 현상금 사냥꾼이자 무법자인 사일러스가 제이와 함께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제이의 연인과 그녀 아버지에게 2천달러의 현상금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만약, 서부영화의 다이내믹한 활극을 기대한다면 이 영화는 참을 수 없는 좌절감을 안겨줄 수 있다. 특히, 서부극의 클리셰(전형)를 상당 부분 해체하고 있으며, 제이와 사일러스는 ‘돌아온 장고’나 ‘황야의 무법자’처럼 슈퍼영웅으로 비춰지지도 않는다. 

‘슬로우 웨스트(Slow West)’라는 제목 자체는 액션과 재미, 흥분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숏(shot)들이 마치 예술작품처럼 보이게끔 유도한 카메라 트릭(camera tricks)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슬로우 웨스트는 말달리고 총 쏘는 활극 대신에 슬픈 석양빛이 묻어나는 서부풍경을 스크린에 그렸다.


요컨대, 박진감 넘치는 활극 요소와 마초적 감수성이 아닌 삶의 애증과 질곡이 스크린 곳곳에 스며있다. 서정적인 기타선율과 함께 어우러지는 서부 풍경은 아름답긴 하지만 왠지 구슬퍼 보인다. 백인들에게 좇기는 인디언들과 황량한 대지에서 새로운 삶을 꾸리고자 발버둥치는 다양한 군상들…   

외딴 교역소(상점)에 도착한 제이 일행은 상점을 털려 온 부부 강도단과 마주친다. 이들 강도는 무자비한 무법자로 보이긴 보다는 뭔가 절박함이 묻어나는 몰골을 하고 있다. 다짜고짜 상점 주인을 죽이고 “머니, 머니!”를 자꾸 외쳐대는 강도를 우여곡절 끝에 총으로 쏴 죽이고 상점 밖을 나왔을 땐 부부 강도단의 어린 자식들이 순박한 얼굴로 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붉은 석양이 비치는 서부처럼 인생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자비한 비극과 다름없다. 그리고 이 영화의 결말처럼 허무한 개그로 보이기도 한다. 


[예고편]


슬로우 웨스트

Slow West 
6.8
감독
존 맥클린
출연
마이클 패스벤더, 코디 스밋-맥피, 벤 멘델존, 로리 맥칸, 제프리 토마스
정보
액션, 스릴러, 서부 | 영국 | 84 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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