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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우드, 공룡처럼 인류도 화석연료로?

My Text/Cine

by 아나키안 2015. 7. 20.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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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나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지다 보니 웬만한 충격적 비주얼과 과도한 액션을 선보이지 않으면 관객의 감흥을 이끌어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충격과 공포, 스릴과 쾌감 등의 다양한 감정도 좀비 바이러스처럼 자주 노출되다 보면 면역이 되는 듯하다. 기존 좀비물과 비교해 더 경악스러운 측면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남반구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제작된 웜우드(Wyrmwood)라는 좀비물은 매우 독특하고 신선하다. 

예컨대, 플래닛 바이러스(The Last Days on Mars)라는 영국산 영화는 지구가 아닌 화성(Mars)에서 펼쳐지는 좀비물이지만 배경이 우주라는 것을 제외하곤 특별한 게 없는 작품이었고, 스토리는 이와 비슷하지만 비주얼은 훨씬 우월한 애니메이션들도 꽤 있다. 언제부턴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날아온 영화들 중에 관심을 끄는 작품들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특히, 좀비나 뱀파이어 소재 작품 중 데이브레이커스(Daybreakers, 2009)는 대단한 수작이라 평가된다. 기존 뱀파이어 영화의 공식을 혁명적으로 뒤엎었기 때문이다. 

▲데이브레이커스(Daybreakers , 2009) 포스터.


예전에도 리뷰를 통해 분석한 적이 있지만 <데이브레이커스>는 뱀파이어가 사회적 소수가 아닌 다수라는 것. 적절한 태양빛을 통해 뱀파이어를 오히려 치료할 수 있다는 역발상과 더불어 인간과 뱀파이어 간의 권력구조의 역전현상 등을 다이내믹하게 전개함으로써 현 자본주의 사회를 기막히게 풍자했다.

▲좀비들을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브룩(배우: 비앙카 브레디)은 마치 좀비와 인간의 경계를 뛰어넘은 신인류로 상징되는 듯하다. 그녀의 능력은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호모 사피엔스)의 간격보다 훨씬 더 커 보인다.


웜우드 역시 기존 좀비물과 비교해 색다른 요소를 갖고 있다. 이빨에 물리는 신체적 접촉이 아니라 공기에 의해 전염되는 바이러스로 특정 혈액형이 아닌 사람은 모조리 좀비가 된다는 설정, 군대 또는 군인으로 상징되는 국가 권력(정부)이 좀비 바이러스로 오염될 위기에 처한 시민들을 구원하기는커녕 멀쩡한 자들을 잡아다가 실험하고 파괴한다는 것, 바이러스에 면역된 사람이 좀비들을 수족처럼 조종하며 전혀 다른 종족으로 재탄생한다는 것 등이다. 


가장 특이하고 주목할 것은 좀비 바이러스로 인해 기존의 화석연료가 에너지로서의 자격을 상실하는 것. 즉 석유가 무용지물이 돼버린다는 것이다. 아울러 좀비 몸에서 뿜어 나오는 메탄가스나 혈액이 자동차 엔진 등을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컨셉은 가히 충격적이며 기발하다. 그 이유야 어찌됐든 마치 거대한 공룡들이 멸종해 작금의 화석연료 원천으로 재탄생했듯(물론 다른 학설도 있지만), 현 인류가 좀비로 변해 멸종되면서 새로운 에너지 원천(화석연료)으로 변한다는 아이디어는 심히 야릇하다.

웜우드는 필름 색감에서부터 대놓고 B급 영화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대다수의 B급 영화에서 진정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애초에 진정성이란 게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상투적인 사고 체계를 뒤엎는 신선한 아이디어와 A급에서 쉽사리 볼 수 없는 원초적이고 말초적인 미학이 진하게 묻어나는 게 B급의 진정한 매력일지도 모르겠다. 생뚱맞은 비유일지도 모르지만 주성치의 B급 코믹액션물에 많은 이들이 중독되는 이유도 그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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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웜우드

Wyrmwood 
6.5
감독
키아 로취-터너
출연
제이 갤러거, 비앙카 브래디, 리언 버칠, 루크 맥켄지, 유리 코비치
정보
액션, 공포 | 오스트레일리아 | 98 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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