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창조성 없는 답습…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My Text/Cine

by 아나키안 2015.08.09 22:42

본문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Terminator Genisys, 2015)

△감독: 앨런 테일러


영생의 길을 걷는 터미네이터


모두가 인정하듯 《터미네이터》 시리즈로는 제임스 카메론의 작품이 최고였다는 건 명백한 진리인 듯하다. 특히, 1991년 탄생한 《터미네이터 2: Judgment Day》는 스토리의 탄탄함, 지금까지도 깊은 여운을 남긴 연기자들, 화려한 액션 등 3박자를 두루 갖췄고, 다양한 특수효과는 당시 컬쳐쇼크로 불릴 만큼 파격 그 자체였다. 

△터미네이터2(Terminator 2 : Judgment Day, 1991)


1984년 터미네이터가 탄생한 지 30년이 지난 2015년, 5편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Terminator Genisys》는 노후한 T-800 터미네이터(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대사마냥 “늙었지만 쓸모없지는 않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암시하듯, 앞으로 나올 6편에서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아놀드 슈왈제네거를 만나야 할 듯하다. 아무래도 지구상에 핵무기의 위협이 존재하는 한 터미네이터는 영생의 길을 갈 것 같다.


터미네이터의 무너진 세계관


터미네이터와 분위기는 완전 다르지만 비슷한 시기에 나온 영화로서 타임머신이 등장하는 《백 투 더 퓨쳐 Back to the Future, 1985》의 후속편들이 실망스러웠던 것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복잡하게 비비꼬는 바람에 지저분한 인상을 줬기 때문인데, 터미네이터 5편은 이보다 훨씬 더 시간의 연속성을 엉성하게 배열하는 오류를 범한 느낌이다. 더욱이 특유의 세계관을 상징하는 저항군 지도자 ‘존 코너’가 변질하는 바람에 작품의 매력도 떨어졌다. 

T-800이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용광로 속으로 멋지게 사라졌을 때 완전히 끝냈다면 터미네이터는 불후의 명작, 전설이 되지 않았을까? 터미네이터는 핵무기를 통해 인류가 모두 공멸한다는 상호확증파괴(MAD, Mutual Assured Destruction)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즉, 핵무기로 인해 인류가 멸망할 수 있다는 공포감, 인공지능 컴퓨터 전략 방어 네트워크(스카이넷), 기계가 세계를 잠식할 수 있다는 잠언은 터미네이터 세계관을 구축하는 근간이다. 


남은 건 오직 “I’ll be back!”


문제는 기계에 의해 지배되는 아마겟돈적 세계에서 인류에게 희망을 제공하는 상징적 존재를 반기계적 존재로 타락, 또는 변형시키는 만행을 저지름에 따라 작품의 본래 세계관은 삼천포로 빠져버렸다. 사라 코너(에밀리아 클라크)와 카일 리스(제이 코트니)가 “미래는 정해지지 않았다(The future is not set)”고 위로를 던지지만, 이는 “터미네이터는 다시 돌아온다(I’ll be back)”고 해석될 뿐이다.

87년 로보캅과 84년, 91년 터미네이터가 높은 평가를 받는 건 미래에 도래할 암울한 세계상을 제시하는 묵시록적 전망과 더불어 그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과 휴머니즘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터미네이터 5편도 암울한 배경 속에서 화려한 액션과 넘치는 화력을 선보이지만 전작들이 보여줬던 신선함은 전혀 엿볼 수 없었다. 고뇌가 없는 연출은 졸렬했고, 창조성 없는 답습은 모방에 그쳤다. 


[예고편]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2015)

Terminator Genisys 
6.6
감독
앨런 테일러
출연
아놀드 슈왈제네거, 제이슨 클락, 에밀리아 클라크, 제이 코트니, J.K. 시몬스
정보
액션, 어드벤처, SF | 미국 | 125 분 | 2015-07-02
글쓴이 평점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