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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위된 이성, ‘스트로우 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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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키안 2015.08.1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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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트로우 독스(Straw Dogs, 2011)

△감독: 로드 루리


고든 윌리엄스의 소설 《The Siege of Trencher's Farm, 1969》이 원작으로, 샘 페킨파 감독의 《어둠의 표적, Straw Dogs, 1971년》 리메이크 작품이다. 당시에는 명배우 더스틴 호프만이 수학자 데이비드 섬너 역을 맡았다. 


반면에 로드 루리 감독의 《스트로우 독스, Straw Dogs, 2011》에서 데이비드 섬너(제임스 마스던)는 시나리오 작가로 변신한다. 조용한 성격의 수학자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직업이 바뀌었지만 캐릭터의 본질에는 큰 변화가 없다. 특히 데이비드는 스탈린그라드에서 벌어진 소련 군대와 나치 독일의 치열한 전투, 즉 광기와 폭력으로 얼룩진 역사를 그리는 작가라는 점에서 그 상징적 의미도 있는 듯하다.



영화 《스트로우 독스》를 간결하게 표현하는 단어를 찾는다면 원작 제목처럼 ‘포위(Siege)’가 될 것 같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미국 남부 시골 마을로 이사 온 섬너 부부, 특히 감성보다는 이성적 코드가 매우 강한 작가 데이비드에게 개인의 영역을 무단침탈해도 전혀 개의치 않는 마을 사람들의 생활양식은 매우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더구나 관능미를 물씬 풍기는 그의 아내 에이미(케이트 보스워스)의 존재는 잠재된 폭력 덩어리를 끄집어내는 미끼와 같다.



시골마을이 에이미의 고향이라는 점, 그곳에 옛 애인이 살고 있다는 점 외에는 섬너 부부와 시골마을의 교집합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서로가 매우 이질적이다. 대부분의 시골이 다 그렇듯, 마을사람들은 돈독한 신앙심을 배경으로 끈끈한 공동체적 사고방식 등을 갖고 있지만 외부인, 아웃사이더에 대해서는 강한 배타성과 경계성을 띄고 있다. 


사실, 그러한 공동체는 외부자극을 통해 의외로 쉽게 무너지는 속성도 갖고 있다. 왜냐면 그러한 공동체의 기반에는 연대성이 강한 ‘상호부조’가 아니라 자기방어 또는 자기보호라는 지극히 이기적인 논리가 웅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요일 예배에서 지역 풋볼팀의 승리를 기원하고 요한계시록 구절을 들먹이며 협박에 가까운 설교를 진행하는 목사, 같은 마을 구성원이지만 지체장애가 있어 보이는 제레미(도미닉 퍼셀)에 대해 가혹하게 대우하는 사람들, 허영심 강한 마초이자 풋볼 코치인 톰(제임스 우즈)이 제레미가 자기 딸에게 위해를 가했을 거라는 생각에 눈이 뒤집혀 마을 보안관을 살해하는 장면 등이 이를 증명한다.  



이 영화의 포인트는 러닝타임이 거의 종착지에 다다르는 순간 주인공 데이비드가 이성의 한계점을 돌파(?)하고 광기에 사로잡힌 코치와 마을 청년들을 아작내는 액션이다. 하지만, 점잖기 그지없던 그가 마을사람들 버금가는 폭력성을 끄집어내는 연결점이 다소가 부자연스러운 감이 있고, 이성을 잃고 질주하는 폭력성을 오히려 단조롭고 너무 유연하게 풀어헤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스트로우 독스》처럼 작은 공간에 적은 인원이 참여하는 작품에서 인간의 잠재된 광기와 폭력을 끄집어내는 데에 가장 효과적이고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건 스릴러를 배경으로 하는 액션보다는 잔혹한 호러가 차라리 나을 때도 있어 보인다.


[예고편] 


스트로우 독스

Straw Dogs 
3.8
감독
로드 루리
출연
제임스 마스던, 케이트 보스워스,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도미닉 퍼셀, 라즈 알론소
정보
스릴러 | 미국 | 109 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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