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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과실치사…영화 ‘미결처리자’

My Text/Cine

by 아나키안 2015.09.0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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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결처리자(Kvinden i buret, The Keeper of Lost Causes, 2013)
△감독: 미켈 노르가드
 
덴마크 작가 Jussi Adler-Olsen의 소설 《Kvinden i buret》에 기반해 제작된 영화. 어렴풋한 잔상이나 추억으로만 남아있는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 또는 원한으로 각인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 영화를 보며 새삼 느낀다.

범인과의 총격으로 동료 경찰을 잃은 칼(배우: 니콜라이 리 카스)은 미결 사건들을 정리하는 부서 ‘Q’(DEPARTMENT Q)로 좌천된다. 5년 전 발생한 여성 정치인 메레테(소냐 리히터) 실종사건을 우연히 발견해 아랍계 형사 아사드(파레스 파레스)와 함께 본격 파헤치게 된다. 그는 이미 자살로 처리된 사건이니 손을 떼라는 상부의 지시를 무시하고 끈질긴 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에 한 발짝 더 다가간다. 

《미결처리자》는 대체로 평범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몰입하게 만드는 특별한 매력을 가진 작품이다. 특히, 탄탄한 연출력과 더불어 배우들이 보여준 섬세한 감정선이 인상 깊다. 마치 올드보이의 오대수(최민식)를 보는 것 마냥 감압실에 수년간 감금된 메레테가 직면한 존재의 처절함과 한계상황에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사실, 메레테가 납치 감금 당한 이유는 어릴적 끔찍한 교통사고를 유발한 본인의 과실치사에서 기인한다. 과실치사든 미필적고의든 그것이 한 사람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리고, 가정을 파멸로 이끄는 방아쇠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결코 면책될 수 없는, 잔인한 숙명처럼 인식된다. 동일한 경험을 겪었음에도 상이한 삶을 사는 가해자와 피해자, 두 인물 간에 놓인 부조리를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는 모호해진다.

《미결처리자》에서는 덴마크의 축축한 공기가 무겁게 짓누르는 듯한 독특한 느와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추리소설의 스릴러 뿐만 아니라 견디기 힘든 실존주의의 묵직함도 체감할 수 있는 영화다.


[미결처리자 예고편]



미결처리자

The Keeper of Lost Causes 
7.8
감독
미켈 노르가드
출연
니콜라이 리 카스, 파레스 파레스, 미켈 푈스가르드, 소냐 리히터, 에릭 에릭손
정보
범죄, 미스터리 | 덴마크 | 100 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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