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근처에서 배회하던 고양이, 꼬질꼬질한 것이 길고양이가 분명해 보이는데…

마치 날 희롱하는 듯 숨었다가 빼꼼히 노려봤다가 또 숨었다가 감질나게 요리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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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죄죄한 동네에 살다보면 나도 모르게 습성마저 꾀죄죄해지는 것 같고,

길고양이들도 못사는 동네에 사는 녀석들은 실상이 어떻든 더 불쌍해 보인다.

일요일 늦은 오후, 속이 출출해 집 근처 재래시장에 가는 골목길에 웅크리고 있는 고양이와 마주쳤다.

엎드려 폰카로 조심스레 찍는데 도망가지 않는 걸 보니 길고양이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여기저기 땟국물이 잘잘 흐르는 걸 보니 길고양이가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포토샵으로 조정해도 초저녁에 찍어서인지 왠지 더욱 어둡고 암울해 보인다.

가끔 늦은 밤, 집에 오면 길고양이들이 모여 반상회를 여는 장면을 목격하며 미소 짓기도 하지만,

언젠부턴가 주변을 경계하고 모서리, 갓길만 고집하는 내 행동을 보며, 

나도 모르게 저 녀석들을 닮아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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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고양이, 인간 세상을 탐닉하다』, 최동인 지음·정혜진 그림, 21세기북스, 2014.


그 목소리는 가장 지독한 괴로움을 잠재워준다

그리고 온갖 황홀함을 간직하고 있다

가장 길고 긴 사연을 말하는 데도,

그 목소리는 말이 필요 없다. 

: 보들레르 「악의 꽃들」, ‘고양이’(LE CHAT) 중에서


‘고양이’를 소재로 한 문학 작품들은 무지 많다. 그 중에서 슬픔과 공포에서 비롯된 인간의 광기를 절묘하게 묘사한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 고양이를 연인만큼이나 끔찍이 사랑한 것으로 추측되는 ‘샤를르 보들레르’의 ‘악의 꽃들’(Les Fleurs du Mal)에서 ‘고양이(LE CHAT)’, 고양이를 통해 인간사회를 기발하게 풍자한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문득 떠오른다. 


그리고, 이름은 딱히 떠오르지 않은 어느 법대 교수의 언급이 생각난다. “진정한 예술가는 모두 자유주의자이며, 필연적으로 속박을 거부하는 아나키스트가 될 수밖에 없다.” 사실 지배(-archy)를 거부(an-)하는 아나키즘의 상징이 검은색(Black flag), Circle-A()등 외에도 ‘검은 고양이’(Black cat)인 것은 오묘한 우연이다. 왠지 불온한 사상을 갖고 있을 것 같고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존재, 마녀만큼 재수없는 음산한 짐승이라는 이미지가 오히려 아나키스트들에게 더 환영 받는 요소로 작용한지도 모르겠다. 


<낭만 고양이, 인간 세상을 탐닉하다>라는 카툰 에세이에는 본의 아니게(?) 자유로운 신세가 된 ‘단지’라는 이름을 가진 얼룩무늬 길고양이가 평범한 이웃들을 바라보는 정감 어린 시선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취업준비생, 깊은 상처를 입고 세상과 소통의 문을 닫아 버린 어느 여성, 톱니바퀴 같은 일상에 지쳐버린 샐러리맨, 공원에서 사는 ‘몽룡’이란 고양이에게 서슴없이 자신의 숨은 이야기들을 꺼내는 다양한 이웃들(비록 몽룡이는 냐옹~으로 응답할 뿐이지만),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은퇴할 때가 돼서야 젊었을 때의 약속을 실천하는 노부부, 갑자기 시선공포증에 시달리는 개그맨, 골목길 고양이와 꽃과 사람을 찍는 외로운 사진가, 떠나버린 아내를 무작정 기다리는 치매 노인… 그 모든 소소한 일상 속에 “사람들의 삶이란 때론 나보다 쓸쓸해 보인다”고 말하는 고양이의 따듯한 시선이 존재한다.

[##_1N_##]


이 책 첫 페이지 목차 부분에는 옥탑방 지붕 꼭대기에서 동네를 아늑히 관망하는 주인공 고양이 ‘단지’의 뒷모습이 보인다. 길고양이는 종종 우리를 조롱하는 듯 하고, 때론 매섭게 경계하는 눈빛과 동작들을 선보인다. 또, 담장너머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도시를 산책하는 자유로운 여행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담장 위 고양이를 발견해도 무심히 지나치던 사람들이 나중에는 가벼운 손 인사를 건네는 책 속의 그림처럼,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는 길고양이들에게 ‘냐옹~’하며 가벼운 인사를 건넨다면 당신도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첫 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이다.


오렴, 내 예쁜 고양이, 사랑하는 내 가슴 위로

날카로운 발톱은 감추고,

그리고 나를 잠기게 해다오, 금속과 유리구슬 뒤섞인,

아름다운 네 눈 속에,


네 머리와 유연한 등을 한가로이

내 손가락이 어루만질 때,

그리고 전율하는 네 몸 만지는 쾌락에

내 손이 도취해 올 때,


나는 기억 속 내 여인을 보느니, 그녀 눈길은,

네 눈길처럼, 사랑스런 짐승,

깊숙하고 차가와, 투창처럼 찌르고 꿰뚫어,


그리고, 발 끝에서 머리까지,

미묘한 기운, 고약한 향기가

그녀 갈색 육체 주위에 떠 있어. 

: 보들레르, 고양이(LE CHAT), 「악의 꽃들」에서


[시인과 촌장 : 고양이]


※ 관련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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